최고의 궁합으로 알고 있는 ‘삽겹살과 소주’가 내장비만을 만든다
며칠 전 병원을 찾은 한 40대 중년남성이 뱃살 때문에 일상생활은 물론 호흡도 힘들다고 호소하면서 지방흡입술을 하면 지겨운 뱃살이 다 들어갈 수 있냐고 물었다. 지방층의 두께를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캘리퍼보다 더 정확한 나의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하여 양해를 구하고 그의 배를 집었다. 심하게 불뚝한 뱃살이지만 손에 잡히지 않고 빠져나가는 복부비만, 즉 윗배의 안쪽 내장형 고도비만이었다. 고개를 가로젓는 나에게 그는 “술배 인거죠?”라고 물었고, 나는 “술도 복부비만에 영향을 주지만 함께 드신 안주 때문이겠죠.”라고 답했다.
심각한 것은 음주를 즐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열량 안주를 함께 섭취한다는 것이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가장 먼저 분해되고, 이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하여 바빠진 몸은 안주의 열량을 대부분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하게 된다. 복강 내 내장지방세포로 저장되는 경우에는 심각한 내장비만이 되게 된다. 내장지방은 혈액에 쉽게 들어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활성산소를 만들면서 체내 장기에 들러붙어 장기를 압박하게 된다. 따라서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고혈당, 고지혈증, 당뇨와 동맥경화증등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회식자리에서 가장 선호하는 ‘소주와 삼겹살’, 그리고 2차로 이어지는 ‘맥주와 치킨’은 공식처럼 음주문화가 되었다. 그러나 안주로 먹는 ‘삼겹살과 치킨’은 내장지방을 축적시키고 함께 마신 술은 그 내장지방의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에 복부 비만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인격이라고 하는 술살’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삼겹살, 후라이드 치킨, 갈비등은 칼로리가 매우 높은 지방덩어리 안주들이다. 이러한 음식들은 그 자체로도 열량이 높지만 술과 함께 먹게 되면 비타민 B군을 포함한 간의 보조인자들이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하여 다 쓰이기 때문에 안주의 지방은 거의 분해되지 않는다. 먹는 즐거움으로 따지자면 환상적인 조합이지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궁합이 아닐까?
퇴근 후 과음 대신 간단한 저녁식사 후의 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회식문화를 변화시켰다고 자랑하던 친구가 떠오른다. 아마도 이런 것이 바로 중년 남성의 내장비만을 해결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 미사랑피부비만클리닉 원장 / 식품영양학 박사 전형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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