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중심으로 한 하이엔드 편집숍이 진화하는 세 가지 형태
지난해 말, 한국패션협회가 정리한 10대 뉴스 중 하나는 ‘편집숍’이었다. 럭셔리-하이엔드 중심으로 수익성보다 브랜드 인큐베이팅 역할에 주안점을 둔 편집숍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으며 낮은 가격과 트렌드로 고객 접근성을 높여 대중 유통 채널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1. 분화하며 거듭 난다
10월,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6층에 ‘맨온더분(Man On The Boon)’이 문을 열었다. 해당 매장은 국내 편집숍 1세대라 하는 ‘분더숍’의 조카뻘쯤 된다. 편집숍이 진화하는 대표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셈이다.
해당 매장은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문화와 패션을 적절히 접목한 것이 눈길을 끈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이 영국 잡지 <모노클(Monocle)>의 편집장 타일러 브륄레(Tyler Brule)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는 점이다.
인테리어는 미국 뉴욕의 소호(SOHO) 유니클로 플래그십 스토어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한 유명 디자이너 카타야마 마사미치(Katayama Masamichi)가 담당했다. 타깃에 가장 설득력 있는 인테리어와 더불어 40여 개에 달하는 국내외 브랜드를 갖췄다. 의류와 신발은 물론 음반, 문구, 전자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으며 매월 자체적으로 소식지까지 발행한다.
2. 스타일, 사교의 장으로 거듭 난다
란스미어는 2007년 9월, 란스미어 슈트 외에도 이태리, 영국의 최고급 수트 및 액세서리를 함께 선보이는 최초의 ‘클래식 멀티 샵’으로 거듭났다. 이탈리아 나폴리 슈트를 대표하는 체사레 아톨리니(Cesare Attolini)를 비롯해 페델리(Fedeli), 아본 첼리(Avon Celli) 등의 니트 브랜드와 타이, 구두, 액세서리까지 총 60여 가지 최고급 클래식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올 초, 란스미어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에는 ‘란스미어 바’를 오픈했다. 국내 최초로 매장 내에서 와인과 커피 등의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방문한 고객들이 최고급 맞춤복 서비스를 받으면서 동시에 ‘사교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름 하여 ‘유럽 클래식 살롱’을 재현한 것이다.
3. 차별화를 위해 ‘최고’를 지향한다.
갤러리아 명품관에 위치한 '지스트리트 494 옴므(g.street 494 homme)'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30대~50대를 타깃으로 한다. 캐주얼에서 슈트까지 다양한 스타일과 최고급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입점한 브랜드는 영국의 이타우츠(E.Tautz), 프랑스의 질리(Zilli), 미국의 옥스포드 클로즈(Oxxford Clothes), 일본의 카모시타(Camoshita) 등 전 세계 수공명장에 의해 생산되는 최고급 남성복 브랜드들이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맞춤(비스포크) 브랜드 ‘장미라사’가 편집숍 내에 입점해 있어 그야말로 최고만을 지향하고 있다.
이곳은 드물게 명품 브랜드와의 콜레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번 장미라사와는 캐시미어 재킷을 선보인 바 있다. 백화점 관계자의 말처럼 “최고급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과 더불어 브랜드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자체 제작 상품들을 판매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이곳은 여전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려 입을 수 있으며, 다양한 서비스를 만날 수 있고 또 드물게 협업을 통한 희귀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최고 입지를 굳히고 있다.
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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