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버트런드 러셀은 그의 저서 '행복의 정복'에서 행복을 갉아먹는 요소 중 하나로 죄의식을 꼽는다. 그가 파헤친 죄의식의 원천은 어릴 적 어머니에게서 주입받은 관습과 인습이다. 대개 '성욕은 죄악이고 담배는 도덕과 양립할 수 없다'거나 '종교나 전통을 의심해선 안 된다'는 식으로 일방적이다. 이 속에서 아이와 어머니가 상호작용하기란 어렵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만의 표현법을 찾는다. 흔히들 말하는 비행(非行)이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자꾸 엉뚱한 얘기를 늘어놓으며 삐딱선을 탄다. 또 야단맞기 싫어서, 죄인 취급 받기 싫어서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 '굿 윌 헌팅'의 주인공 윌 헌팅도 그렇다.
천재인 윌은 어려서 당한 매질 때문에 마음을 닫는다. 교정에 투입된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보기 좋게 나가 떨어진다. '구원투수'로 등장하는 심리학자 숀 맥과이어는 윌의 얘기를, 아무리 급진적인 사상가라도 어긋나게 여길 법한 무례한 이야기를 정해진 상담시간 마다 그냥 가만히 들어준다. 그러고는 윌을 껴안고 "네 잘못이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위로한다. 잘못한 게 없으니 숨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윌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자기와 세상을 동시에 바라보기 시작한다.
러셀이 말하는 죄의식에 아이를 묶어두기 싫다면, 아이가 윌처럼 숨어들기를 원치 않는다면 아이를 잠시 내버려두고 문 박사와 대화해 보기를 권한다.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문은희 지음/ 예담/ 1만3000원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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