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다각화보다는 돌다리 두드리는 신중한 진출이 특징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각국의 국방비 지출에 직면한 방산업계가 사업 다각화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록히드마틴(LM),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UT) 등은 미국 국방예산 삭감에 따른 매출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민간분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거만큼 대담하게 완전히 생소한 분야로 진출하기보다는 현재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이웃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정부 방산 계약 수주 실적으로 미국 4위인 제너럴 다이내믹스(GD)는 지난 달 미국 보건부 등 정부기관에 의료정보 기술을 제공하는 밴전트를 현금 9억6000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GD는 제트기를 생산하는 걸프스트림 항공우주의 모회사이며, 미국의 주력 전차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을 생산한다.



F-16 전투기 등을 생산하는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LM도 역시 같은 달 미국 보훈부에 의료평가서비스를 제고아는 QTC를 사들이기로 했다.


엔진제작업체인 프랫앤휘트니와 헬리콥터 제작업체 시코르스키의 모기업인 UT는 최근 랜딩기업 전문 항공기 부품업체 굳리치를 인수하기로 했다.


FT는 “탱크와 전투기 등으로 유명한 방산업체들은 비(非) 방산분야 시장에서도 확고한 지위를 굳히고 있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매출 유지 등을 위해 비방산 분야 진출을 새로운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계법인이자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우주항공방산업계 대표인 스카인 톰슨(Scott Tompson)은 “과거에도 비즈니스 성장과 방산분야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인접 분야 진출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그것은 말이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말이 아닌 행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대부분의 방산계약은 방산 전자제품과 같은 핵심 사업내에서 이뤄지지만 그러나 관련 업계는 기존 사업의 성장한계, 매력적인 자산에 대한 경쟁격화로 방산업체들은 사업 영역을 더 넓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컨설팅회사에는 유망분야와 대안 등을 구하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컨설팅업체들은 방산업체들의 규모나 급속한 성장속도등을 감안해 의료IT,사이버보안,에너지 시장을 유망분야로 추천한다.


일례로 미국 보훈부만 해도 2016년 의료IT를 포함해 IT 시스템에 41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인데 이는 2011년 32억 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반면, 주와 지자체 의료 IT 지출은 같은 기간에 86억 달러에서 101억 달러로 소폭 증가하는 것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비방산 시장이 방산업체들에게 신속한 효험을 주는 ‘특효약(magic bullet)’은 아니라고 FT는 지적했다. 로버트 스티븐스 LM 최고경영자는 최근 “사이버 보안과 의료 IT, 에너지시장은 예상보다 ‘좀 더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방산업체들은 과거에도 새로운 분야에 진출했지만 업체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명암이 엇갈렸다. LM은 1990년대 콤샛을 수십억 달러에 사들여 상업용 통신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불과 몇 년뒤 회사를 쪼개 팔아야 했다.


우주항공과 방산업계 컨설팅회사인 스톤 키 파트너스의 공동 CEO인 드니스 보빈은 “방산업계는 미친 듯이 사업다각화를 하기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배울 필요가 없는 분야를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이 때문에 방산업계는 다각화보다는 ‘이웃한 시장’에서 소규모 계약을 대단히 조심스럽게 찾고 있다. 록히드마틴이 스마트 그리드 기술과 에너지 효율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바닷물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등 다른 기업보다 훨씬 멀리 나간 경우에 해당한다.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보수적이며 방산분야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합병 규모는 과거에 비하면 크게 작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과거 통계만 봐도 그렇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6~2011년 사이에 이뤄진 방산업체들이 인수합병(M&A)한 규모는 방산분야가 513억 달러였던 반면, 비방산 분야는 97억 달러에 그쳤다.


방산분야에서 M&A는 우주항공이 247억 달러로 가장 컸고 이어 전자(64억 달러),엔지니어링(38억 달러), 조선(35억 달러), 기타 129억 달러였다.


비방산 분야에서는 방산업체들은 그래픽 등 컴퓨터 서비스를 28억 달러에 합병해 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석유가스 및 대체에너지가 21억 달러, 이동통신 20억 달러, 유통 20억 달러, 의로제품 3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방산업계 전문가들은 “인접 시장을 갉아먹는 거대 방산업체들은 다음에는 어디로 진출해야 하는가라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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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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