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 유럽계 이어 미국계까지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계속되며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더 빠져나갈 것인지가 관심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제의 이중침체(더블딥) 우려, 원화 환율 하락 등의 부담 요인으로 이탈 추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계 자금은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13조원가량을 팔며 '셀 코리아'를 이어왔고 그간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미국계 자금 역시 더블딥 우려가 불거진 지난달 이후 '팔자'로 돌아선 상황. 미국계 자금은 전체 외국인 자금의 50%가량, 헤지펀드·유럽계 자금은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계를 중심으로 한 자금 이탈은 유로존 우려가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로존의 채무위기는 단기간에 해소될 이슈가 아니므로 외국인 자금 이탈은 내년에도 강도를 달리하며 계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회수가 가속화될 수 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6월 이후부터 누적으로 봤을 때 외국인의 개별주식 매도 여력은 8000억원가량 남아 있다"면서도 "15개 가량의 주요 종목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비차익 매수 물량이 13조4000억원 정도 쌓여 있기 때문에 악재들의 진정 여부에 따라 얼마나 빠져나갈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급등도 문제다. 달러당 1100원 이하 영역에서 한국 증시를 매수한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현재 환손실만 10%가량 입었기 때문. 전문가들은 환손실로 인한 외국인의 손절매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의 변동성은 당분간 클 것으로 판단했다. 외국인 자금 가운데 단기 및 투기 성격이 강한 자금이 먼저 이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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