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유로존의 부채 위기가 이번 주말의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을 계기로 중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6, 17일 이틀동안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로 재무장관 회의는 이례적으로 미국의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참석, 유로존의 문제를 공동 논의하며 그리스의 ‘통제된 파산’ 및 유로존 은행권의 건전성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 시각) 이번 회담에 제출될 보고서를 인용, 유로존의 위기가 ‘시스템의 위기’로 규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영향력 있는 유럽경제, 금융위원회에서 작성한 이 보고서는 “국채 시장에서의 긴장이 강화되고, 은행의 펀딩 리스크가 증가했고, 그 여파가 유럽 내 여타 시장과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는 시스테믹한 것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이 보고서가 “은행의 자금 충당과 마이너스 성장, 그리고 국채 사이의 악순환의 위험을 짚어보고 있다”면서, “스페인을 포함한 남유럽 국가들에 대해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의 암울한 결과에 뒤이은 은행을 강화시키는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13일자로 작성된 이 보고서의 한 섹션은 이른바 “전염효과”가 금융섹터와 실물경제 사이의 위험한 부정적 고리를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 은행들의 신용 축소(디레베리징)로 일부 국가에서는 신용 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또 이같은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금 국면에서는 은행의 자원들(resources)을 확충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자원 확충 방안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 유일한 해결책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한 미국식의 구제금융(TARP)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유럽중앙은행이 은행들의 유동성 문제를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EFSF를 통해 취약한 은행에 대해 그들이 보유한 국채 손실분만큼의 주식을 취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유럽식의 TARP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EFSF의 활용은 넘어야할 장애물이 하나둘이 아니다. 먼저 17개 회원국이 각기 자국내의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그 규모도 스페인, 이탈리아까지 감당하려면 지금의 4천4백억 유로보다 훨씬 늘어난 최소한 1조4천억 유로는 되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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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각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는데다가 일부 국가는 이를 극력 반대하고 있다. 이미 14일 오스트리아 의회는 지난 7월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의결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안을 표결에 붙여 부결시켰다. 오스트리아 재무부장관은 “이번 부결은 단지 EFSF 확대안에 대한 것뿐이며, EFSF 기본안에 대한 표결은 의회내 특위에서 논의한 뒤 나중에 다시 표결에 붙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설사 통과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각국의 사정이 복잡하게 얽혀, 집단적인 해결책 도출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 주말의 유로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각국의 사정에 맞는 개별적인 구제금융을 도출해내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실제 준비 기간과 의회 승인과정을 거치기까지는 적어도 몇 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며 만일 시장이 그때까지 여유를 주지 않는다면, 유럽의 은행들은 유럽 자체내의 자금이 아닌, 외부의 손길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때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국가들이 보다 많은 지분을 요구하면서 참여하거나, 아니면 국제통화기금(IMF)를 통한 전 유럽에 대한 베일아웃(구제금융)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이미 지난 주말 IMF는 특별인출권을 활용한 비상계획의 수립에 착수했다고 다우존스와이어가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5천억 달러 규모로 확대키로 한 IMF의 이 기금은 유럽이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될 것이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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