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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피싱, 기자가 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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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필수야."

옛 직장 동기에게서 오랫만에 MSN 메신저가 날아왔다. 몇달동안 보지 못해 반가운 마음에 대답을 했다. "어."
바쁘냐고 한 숨 돌린 그는 급히 처리해야 할 일 때문에 부탁할 일이 있다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는 "결제 때문에 급히 돈을 보내야 하는데 보안카드를 놓고 왔다"며 여유가 있으면 320만원만 대신 보내달라고 했다.

계좌번호를 가르쳐 주며 보내는 이를 자기 이름으로 해 달라고 했다. 오후까지 돈을 넣어줄테니 내 계좌번호도 바로 불러달란다. 보안카드가 없어 곤란한 일을 당했던 경험이 있어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10여년을 알고 지내면서 단 한차례도 돈 얘기를 하지 않은 친구가 느닷없이 전화도 아닌, 메신저로 돈을 빌려달라는 게 이상했다. 혹시나 하고, 전화를 해봤다.
역시나 '피싱(phishing)'이었다. 그는 MSN 메신저를 안한지 벌써 몇년은 됐단다. 친구를 사칭한 이가 불러준 계좌번호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직후, 또 다른 메신저가 왔다.

친하게 지내던 동갑내기 취재원이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몇년째 못 본 이였다. 그와 나는 상호 존칭을 하는데 메신저는 대뜸 반말이다.

모른체 하고, 넣어주겠다며 계좌번호를 물었다. 너무 선뜻 돈을 주겠다고 해서였을까. 오히려 그가 황급히 메신저를 닫았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메신저와 전화를 이용한 피싱이 늘고 있다. 메신저 외에도 발신번호 0000으로 해서 우체국이라는 전화만 여러차례 받았다는 직장인이 한 둘이 아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발신번호를 조작한 보이스 피싱까지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일어난 대규모 해킹 사건으로 수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이를 악용한 피싱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전날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피싱 주의문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8월부터 수사기관 홈페이지를 가장한 '인터넷 피싱사이트'를 이용한 전화금융사기가 빈발하게 발생하오니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며 사고사례를 올렸다.

◆(용어설명)피싱(phishing)=금융기관 등의 웹사이트나 거기서 보내온 메일로 위장하여 개인의 인증번호나 신용카드번호, 계좌정보 등을 빼내 이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사기수법이다.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를 합성한 조어(造語)라고 하는 설과 그 어원은 fishing이지만 위장의 수법이 '세련되어 있다(sophisticated)'는 데서 철자를 'phishing'으로 쓰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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