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기부문화, 등록금 완화 대안 삼아야"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나랏돈+대학돈+부실대학 정리'라는 셈법에 국한된 대학 등록금 완화 정책만으로는 어렵다. 대안이 필요한 데 '기부문화 활성화'가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8일 오후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되는 정책만으로 대학 등록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점을 찾을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가 내놓은 답이다. 현실적으로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기부가 학생들의 피부에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는 말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낯설지 않은 얘기다. 주인공은 졸업생들이다. 서울 동국대학교(총장 김희옥)의 사례가 그렇다.
동국대 총동창회(회장 이연택ㆍ2014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는 7일 모교 중강당에서 서울ㆍ경주 캠퍼스 재학생 250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동국대 총동창회는 지난 1학기에도 후배 재학생 25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바 있다. 이번에 전달한 장학금과 1학기에 전달한 장학금을 모두 합치면 5억원 가량으로 수혜 학생은 500여명에 달한다. 한 사람에게 100만원씩 돌아간 셈이다.
작은 돈 같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좋다. 동국대에 재학중인 4학년 학생 김모(26ㆍ남)씨는 "정책적인 방법으로 등록금을 조금 깎아주고 장학금을 한 두 명에게 더주는 것은 사실 크게 와 닿지 않는다"면서 "동문 장학금은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안좋은 학생들에게 우선 지급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학생들에게 목돈 100만원이 얼마나 값지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다른 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한우 건국대학교(총장 김진규) 총동문회 건국장학회장은 지난달 26일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모교에 2000만원을 맡겼다. 지난 6월에는 70대 노인인 이 학교 졸업생이 "학생들 장학금 지원에 사용해달라"며 5억원을 쾌척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산업기술대(총장 최준영) 중소기업최고경영자과정 총동문회(회장 안태로ㆍ한미칼라팩 대표)가 1억2300만원을 후배 123명에게 나눠준 것도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의 '졸업생 기부문화'는 기부금이 대학 재정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저조한 수준이라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졸업생들이 모교의 금전적 지원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학교와 졸업생들 사이의 인적 연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기부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졸업생 본인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대학들이 스스로 연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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