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이윤재 기자]"공정거래위원장이 바로 앞에서 단도직입적으로 판매수수료 대폭 인하를 말하는데 그 앞에서 누가 강하게 반발하겠냐"


6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에 의해 불려갔다 온 한 대형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유통업계가 정부의 고강도 압박에 결국 무릎을 꿇은 이날 오후 각 업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판매 수수료 인하로 인한 향후 영향 및 방안에 대해 논의조차 못할 만큼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간담회 참석 직전까지 판매수수료 인하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강경했던 터다.

A백화점 대표는 "압박한다고 될일이 아니다"라며 "전혀 준비한 것이 없다"고 말할 만큼 정부의 제시안에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른 유통업체들 역시 정부의 관치를 비난하며 시장경제 원리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수수료 인하를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간담회가 끝난 뒤의 상황은 달랐다. 공정위는 '각자 업계가 자율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간담회가 끝난 CEO들의 표정은 침통ㆍ불쾌 그 자체였다. 합의라는 표현이 민망할 정도였다.


그만큼 간담회장에서의 공정위의 고강도 압박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가 예상됐다.


반면 성과(?)를 거둔 김동수 위원장만이 밝은 얼굴로 기자들을 맞았다.


이날 공정위와 11개 유통업체는 중소기업법상 중소업체에 연간 판매수수료를 3~7%포인트로 합의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일률적인 인하 폭을 정해 제시하는 게 관치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독재정권보다 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익감소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를 우려했다.


B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백화점 영업이익률이 5~8% 수준인데 수수료 인하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는 결국 물가안정을 위한 상품가격 인하 여지도 줄여 소비자 이익도 줄어들 수 있어 향후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판매수수료 인하로 11개 유통업체의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은 '3~7%포인트' 룰이 적용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400억~5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7948억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대략 5%안팎의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신세계 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200억~3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해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으로 볼때 5%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전략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업체별로 해외진출이나 투자계획 등을 갖고 있지만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투자여력이 줄어 장기적인 경쟁력도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AD

업계 관계자는 "당장 10월부터 수수료를 인하해야 하는 만큼 당장 준비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