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유통전쟁...주변 집값 살아나나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영등포와 신도림 두 축으로 한 서울 서남부 상권에 유통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기존 상권을 구축한 롯데 영등포점과 신세계 영등포점, 타임스퀘어 등 대형 유통 3강과 테크노마트, 하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크고 작은 쇼핑몰이 있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디큐브시티가 가세했다.
4일 오후 5시 신도림역 1번 출구를 나오자 41층 규모의 '디큐브시티(D Cube City)'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개장 이후 맞는 주말이라 많은 인파가 북적 거렸다.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한산한 것과는 비교된다. 유통 전쟁에 마지막으로 뛰어든 만큼 디큐브시티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 인근에 위치한 롯데와 신세계, 타임스퀘어 등에서 접할 수 있는 고가 브랜드의 입점은 허용치 않았다.
또 테크노마트가 분양 방식을 선택해 지금까지 공실이 많은 점을 눈여겨 보고 업종별 임대를 택했다. 공실을 없앰과 동시에 같은 공간내의 상권을 보호하자는 측면이다. 여기에 같은 건물에 위치한 '디큐브 아트센터'는 뮤지컬 전용극장 '디큐브씨어터'와 연극·전시회·강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극장 '스페이스신도림'이 갖춰져 있다. 대성산업이 8년여에 걸쳐 총 공사비 700억원을 투입할 만큼 공을 들였다. 신도림동에 거주하는 황진우(33) 씨는 "먹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공간에 모든 것을 다 갖춘 것 같다"며 "특히 서남부에 뮤지컬 극장이 없었는데 근교에 사는 사람들이 찾아오기에 괜찮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렇다면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주변 시세에 개발 기대감 이미 반영돼=지하철 1호선·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은 하루 평균 이용인구가 40만명을 웃돌 정도로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교통요지임에도 불구하고 역 주변 아파트 단지는 크게 각광받지 못했다. 디큐브시티가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주변단지는 기대감이 시세에 반영됐다.
신도림3차 우성아파트 인근 A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웃한 영등포의 경우 대형 쇼핑몰이 여러 개 있지만 이곳은 상대적으로 역 주변이 한산한 편이었다"며 "디큐브시티로 인해 신도림역 자체가 활발한 느낌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에도 이미 개발호재 반영됐다"고 귀뜀했다. 신도림역 1번 출구에 위치한 신도림3차 우성아파트의 매매가가 105㎡ 4억원이고 전세는 2억5000만원선이다. 또 디큐브시티 건너편의 신도림2차푸르지오 주상복합의 매매가가 103㎡ 7억원선이고 전세는 3억5000만원이다. 매매가는 시장 침체로 보합세지만 전세는 각각 5000만~8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디큐브시티 개장 전 입주를 시작한 디큐브시티 아파트는 이미 85㎡ 이하 중소형에서는 5000만~6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되기도 했다. 인근 B공인 중개업소에 따르면 "편의시설이 대폭 늘고 새 아파트이다 보니 소형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영등포로 이탈한 수요층 끌어당길 가능성↑=신도림역 인근 주변 상권은 디큐브시티 개장에 대해 기대를 잔뜩하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영등포 타임스퀘어 개장이후 주변에 유동인구가 늘면서 인근 가게들의 권리금과 보증금이 2년 사이 10% 이상 올랐다.
그만큼 복합쇼핑몰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 상가를 전문으로 중개하는 J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동안 서남부 상권은 영등포가 중심이었고 신도림역은 단순히 환승역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테크노마트가 있었지만 나홀로 유동인구를 끌어모으기에는 힘이 부족해 주변 상권에서는 디큐브시티 개장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영등포와 신도림동은 이웃하고 있지만 대형 소핑몰에 의한 유동인구에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며 "대형 쇼핑몰이 생기면 유동 인구가 많아져 상권이 활성화되고 권리금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고 영등포로 이탈한 수요층을 끌어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쇼핑몰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음식점이나 옷가게 등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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