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위기 1.
“금융시장은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못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수십년간 펀드매니저로 지내면서 백만장자가 되었고 그 돈으로 영국런던정경대학에 자본시장기능장애연구소(Center for Study of Capital Market Dysfunctionality)를 설립한 폴 울리 소장은 현재의 위기를 이처럼 진단한다. 그는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29일자(현지 시각) 인터뷰에서 “사태가 통제를 벗어나고 있으며, 사회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은 각기 그들 자신의 이익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이 시장은 균형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 혼돈에 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슈피겔의 질문) 당신은 금융시장을 암에 비유했다. 무슨 의미인가?
울리) 금융 섹터는 경제를 압도할 때까지 성장할 수 있으며 지금도 그러고 있다. 잘 나가던 시절에 미국 금융산업은 전체 기업 이익의 40%를 넘게 차지했다. 상황이 나빠지면 그들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구제받는다. 금융시장의 행위자들은 도저히 대중들이 이해할 수 없는 혁신적인 교묘한 새 상품들을 개발하는데는 악마적인 재주가 있다. 이것으로 그들은 초과 이윤을 벌어들였고 재능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그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한, 그 결과는 재앙이다.


슈피겔의 질문) 당신은 2006년에 업계를 떠났다. 왜 그랬는가?
울리) 나는 뭔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우리는 이 연구소로 금융산업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싶어한다. 대다수의 투자가들의 결정을 대변할 수 있는 펀드매니저와 은행의 자기 이해, 그리고 모델을 만들어야만 한다. 금융산업은 수많은 혁신으로 특징지워진다. 고객들은 대부분 그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은행은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동시에 거기에는 모럴 헤저드가 존재한다. 일이 잘못되면, 은행가들은 다음 고객을 찾으면 그만이다. 은행은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해서, 파산의 경우에는 국가가 그 비용을 지불한다.

슈피겔의 질문) 정부는 금융산업을 규제하려 한다. 성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가?
울리) 회의적이다. 은행들이 이 규제를 우회하도록 만드는 유인들이 너무 많다. 규제는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안된다.


낙관 1.
유럽의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이 향후 12개월 동안 최고의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데 배팅하고 주식시장 랠리를 이끌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29일자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여론조사기관인 MHP의 8월 조사결과를 인용,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주식이 가장 많은 주목을 끌고 있으며(47%), 헷지펀드가 16%로 두 번째 투자대상이었다. 또 사모증권(12%)과 채권투자(11%)가 그 뒤를 이었다. 또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투자가들은 유럽의 경제에 대해서 비관적이라기 보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가 부채 위기만큼이나 이들 투자가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규제 및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2.
유로존의 은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은행업계의 1/3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CNBC 방송이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여 지난 26일 보도했다. 금융관리컨설팅 회사인 SRN의 조사책임자인 랄프 실바는 “현재 시점에서 은행업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은 은행 상품의 과잉공급을 다루는 것”이라며 “다른 (살아남은) 은행들이 번성하기 위해서는 유럽 은행의 1/3은 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은행들은 모든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 은행분야는 거의 정체상태이고, 거래 규모는 낮으며, 기업의 수요는 거의 없고 중소 규모 기업에 대한 사업은 너무 위험하며, 소매부문은 부채를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은행들이 난국에 대비해 많은 충당금을 쌓아놓고 있지만, 유럽에서 국가부채 위기가 고조되면 이 자금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보다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고, 시민들은 공포로 소비하기를 거부하며, 은행산업은 대출을 거부하는 이른바 ”삼각 난제‘(trouble triangle)에 근접해가고 있다“면서 ”이 모든 일들이 3개월 내에 발생한다면, 우리는 심각한 경제적 위축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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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 2.
세계 최대의 건설중장비 생산업체인 캐터필러의 도우 오버헬만 CEO는 “더블딥은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빠른 성장은 아니겠지만 그럭저럭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즈지가 29일자로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의 경기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해온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캐터필러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상대적으로 양호한 2.5%로 추정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버헬만 사장은 수많은 고객들과의 대화를 통해 판단한 결과, “2007-8년과 같은 위기에 다시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터필러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듯 최근 계속적인 설비 확장을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달에는 76억 달러에 달하는 광산장비업체인 Bucyrus International과의 합병을 마쳤고, 올해 30억 달러의 설비투자를 할 예정이다. 지난 20개월 동안 29,000명에 이르는 인원을 신규 고용했고 그중 13,000명은 미국에서 이루어졌다. 2/4분기 매출액은 142억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캐터필러의 최근 주가는 시장수익률을 하회하고 있다. 이는 2/4분기 수익률이 일본 대지진의 영향과 중국에서의 수요 감소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오버헬만은 “우리는 전통적으로 세계 경제의 지표로 인식되어 왔다”면서 “투자가들이 세계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초조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버헬만에 따르면 이같은 초조함은 근거없는 것이다. 불안이 지출을 막고 결국 생산에 지장을 주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라는 것이다.
캐터필러의 매출의 2/3는 미국 바깥에서 나오며 특히 중국은 캐터필러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오버헬만 사장은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오히려 다행이라며 그동안 중국의 성장 속도는 유지되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몇 달 동안 중국에서 경기가 다시 활성화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중국이 어찌될지 우려하는 세계 경제의 큰 물음표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만이 아니라 브라질과 중동에서도 건설 경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낙관과 위기가 교차하는 오늘날의 결론: 은행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데 주식은 살만하며, 금융자본은 사회를 위협하고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지만, 아직도 삽질은 계속된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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