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등수를 올리는 일" 김석동 위원장의 '헤지펀드' 사랑
[아시아경제 박종서 기자]"헤지펀드 출범 및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되면 우리나라의 국가등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난 25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금융중심지회의에서 기자와 직접 만난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표정에선 금융선진국 도약의 밑거름이 될 헤지펀드 출범과 글로벌 IB 탄생에 대한 확고하면서도 결연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최근 정무위원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이 헤지펀드 출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과 함께 '자시법 개정안'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대해 국가의 등급을 한단계 높이는 일이라며 연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통과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라며 개정안 통과 가능성을 낙관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에도 여러차례 국내 금융산업의 세계화에 유독 열의를 보여왔다. 땅 덩어리가 작은 우리나아에서는 두뇌로 승부할 수 밖에 없고 그중 하나가 금융이라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계로 뻗어가는 속성을 지닌 기마민족 출신 답게 삼성전자 등 제조업이 세계 시장을 호령하듯이 금융에서도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IB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소신이다.
그의 헤지펀드에 대한 사랑은 '2008년 금융위기의 장본인'이라는 금융권 안팎의 부정적인 지적에도 굴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그간 "전 세계 어디든지 초대형 프로젝트를 하면 한국 제조업체 이름이 꼭 들어가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여전히 우린 후진국에 그치고 있다"고 토로해왔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IB가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 기 위해 이번 자시법 개정 통과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그 마지막 단추를 꿰기 위한 작업만 남았다. 오는 10월 국회통과를 앞두고 '국회의원 설득' 작업에도 돌입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도 "해당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며 개정안의 취지를 적극 알려 이해를 높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와 대체거래소(ATS)가 도입된다. 특히 IB가 되면 기업 인수합병(M&A) 자금 대출과 비상장주식 직거래, 헤지펀드에 대출하는 프라임 브로커 업무 등이 가능해진다. 김 위원장이 그토록 바라던 초대형 금융회사의 탄생이 눈앞에 보이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달 들어 증시 폭락세가 이어지자 꺼낸 '최후의 보루' 증시안정펀드·기금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김 위원장은 "지금 당장은 필요없다"며 유보의 뜻을 밝혔다. 그는 "(증시안정펀드·기금은) 위급상활일때 꺼내 들수 있는 최후의 카드"라며 "중ㆍ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했으나 최근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증시안정펀드는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증시부양을 목적으로 조성하는 펀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5150억원 규모로 조성된 바 있다.
지난 1990년 첫 선을 보인 증시안정기금은 증권사를 주축으로 은행, 보험, 상장사 등 총 627개사에서 5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증시가 폭락할 경우 주식을 매입하고 과열땐 매도하면서 장세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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