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창업 양성도 소프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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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구글의 모토롤라 휴대폰 부문 인수 이후, 글로벌 IT생태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속하게 패러다임 시프트(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롤라 쇼크', '제2의 IT혁명' 등 굳이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아니더라도, 우리생활을 급격하게 변화시켜 놓은 스마트폰만 봐도 구글과 애플로 대변되는 실리콘밸리 전성시대라고 할만하다. 벤처창업의 천국이라 불리는 실리콘밸리의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다시 한번 면밀하게 되짚어볼 시점이다.

필자는 지난 5월 미국의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기회를 소개하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직접 방문했다.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느끼는 창업과 기업가정신에 대한 열기는 가공할 수준이었다. 우리의 벤처창업 현실에 비춰 볼 때 정책 담당자로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인력 양성소인 스탠퍼드대학교에만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연구하는 센터가 30여곳에 달한다. 대학 인근에 투자사와 멘토가 즐비하며,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한 환경이다. CEO멘토링, 맞춤형 인턴십, 실무 프로젝트 단위 수업, 기업평가, 인수합병(M&A)교육, 리더십, 투자지원 등 미래의 사업 가능성과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게 해주는 최적의 창업지원 환경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벤처창업에 정책 의지나 하드웨어적인 창업 인프라 만큼은 실리콘밸리 못지않다고 감히 자평할 수 있다. 2008년 이후 총 7차례에 걸쳐 다각적으로 창업ㆍ벤처 관련대책을 수립 및 시행한 결과, 벤처기업 수가 2만5000개를 돌파했고 2011년도 벤처 1000억 클럽도 지난해 214개에서 315개로 30% 이상 급증했다.


대표적인 창업 인프라인 창업보육센터(Business Incubator: BI)만 살펴보더라도, 전국의 대학ㆍ연구기관 등에서 운영중인 보육센터 280곳이 중기청의 지원을 받고 있다. 새싹기업 약 4800개가 미래의 구글과 애플을 꿈꾸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경제 규모 대비 미국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벤처창업 정책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러한 하드웨어 측면의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창조적 글로벌 기업가를 배출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게 된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글의 단말기 제조업체 모토롤라 인수ㆍ합병을 지켜보면서 이제는 우리도 소프트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중기청에서는 24일 창업보육센터 지원에 대한 근본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1998년 보육센터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시작된 이래 13년 만이다. 지난해부터 창업보육센터 280곳에 대해 운영현황을 전수 실태조사하고 1100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수차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나온 개편방안이다. 이번 대책은 그간 하드웨어 중심의 창업보육센터 건립ㆍ확장에 대한 재정지원에서 벗어나, 입주기업의 경쟁력 제고 및 보육센터간 경쟁체제 확립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하는데 역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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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장점은 정부의 지원도, 규제도 없다는 것이다. 대학과 선도 벤처기업, 엔젤 및 벤처투자가 등 창업 생태계의 주인공들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실리콘밸리만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우리도 정부가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버리고, 민간의 전문성과 활력을 최대한 도입해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서승원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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