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JX에너지, 지진으로 연기된 합작투자 '재가동'

日 업체와 1조6000억원 투자
울산에 석유화학·윤활유 공장 건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SK이노베이션 과 일본의 JX니폰오일앤에너지(이하 JX에너지)가 3·11 일본 대지진으로 연기했던 합작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일본 JX에너지는 1조6000억원(1200억엔)을 투자, 울산에 석유화학 공장과 윤활유 생산시설을 짓는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합작투자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투자금 가운데 1조2000억원은 석유화학 부문에, 4000억원은 윤활유 부문에 투자될 예정이며, 이중 JX에너지는 6700억원(500억엔)을 투자하며 나머지는 SK측이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부문 투자는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인 SK종합화학과 JX에너지가 절반씩 출자한 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합작사는 합성섬유와 페트병 원료인 파라자일렌을 연산 100만t 규모의 공장을 오는 2014년까지 짓는다.

아울러 또다른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와 JX에너지는 윤활유 원료 공장을 2012년까지 합작투자로 설립한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부터 논의돼왔지만 지난 3월 일본 지진으로 인해 논의 일정이 지연됐었다. 지진 발생 5개월이 지나며 JX에너지측은 피해 수습을 마무리짓고, SK측과 투자 논의를 재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해 수습에서 SK가 보여줬던 호의에 대해 큰 감명을 받을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SK는 당시 JX에너지가 정유공장 가동중단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중동산 원유 200만 배럴을 대신 구매해주고 휘발유 26만 배럴을 공급하기도 했다.

또 일본 동북전력에 발전용 중유 1만t과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에 어선용 연료유도 공급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JX홀딩스에 위로를 담은 서신을 보냈으며,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직접 일본 JX에너지 본사를 방문,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일본 지진으로 미뤄졌던 합작투자의 연장선상에서 이번에 투자에 대한 내용이 최종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