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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딱 한 잔이 평생을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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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강원도 원주 모 고등학교 3학년 김모(17)양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07년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바닷가로 여행을 가 호기심에 술, 담배를 시작했다. 김양은 이후 학업 스트레스를 핑계로 술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고,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거의 매일 소주 1~2병씩을 마셨다. 술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져 자는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폭음 후 남자친구와 충동적으로 하룻밤 성관계를 맺은 김양은 임신이 돼 임신 5주째에 낙태 시술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후 남자친구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게 되자 괴로움에 폭음을 한 김양은 "남자친구를 다시 만나게 해달라"며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고, 춘천 알코올상담센터를 통해 결국 지난 7월 모 대학병원 신경정신과 안정병동에 강제 입원됐다.

여성가족부(장관 백희영)는 김양의 사례와 같은 청소년 음주의 폐단을 막기 위해 오는 4~11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리 해수욕장, 강원도 경포대 해수욕장, 충남 대천 해수욕장 등 청소년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 4곳에서 '휴가철 청소년 음주예방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청소년 시기의 문제음주(음주 후 폭행, 절도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청소년들이 김양처럼 여름 휴가지에서 처음 술을 접하거나 폭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가부는 이번 캠페인 기간동안 해당 해수욕장을 찾은 청소년들에게 '어른들의 관대한 음주문화와 청소년 음주의 위험성'이 적힌 유인물 등을 나눠줘 경각심을 일깨우고 야간에 해수욕장 안팎을 돌며 계도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여가부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향후 여름 휴가철에 휴가지에서 지자체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청소년 음주예방 활동을 적극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청소년 음주는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는 게 관계기관들의 분석이다. 교육과학기술부ㆍ질병관리본부ㆍ보건복지부가 지난해 공동으로 펴낸 '제5차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 7만6937명 가운데 21%가 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의 술을 마셨으며 그 중 33%는 소주 1병 이상을 마시고, 40%는 술을 마신 뒤 오토바이나 자동차에 탑승하거나 다른 사람을 폭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술을 접하게 되는 시기도 2001년 17.1세에서 최근 5년 평균은 13세로 집계돼 청소년들이 갈수록 어린 나이에 술을 배우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규 한림대 의대 춘천성심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생물학적으로도 자기행동을 제어하는 뇌부분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 하는 음주는 모든 문제행동의 근간이 된다"며 "학업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인해 쉽게 음주를 택할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음주에 대한 올바른 예방교육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복근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 사무총장은 "절도ㆍ폭력ㆍ강간 등 소년범죄의 약 10%가 음주상태에서 일어나고 있고 청소년 음주문제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손실은 약 12조원에 이른다"며 청소년 음주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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