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지난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세계만방에 알린 건재함. 소득은 하나 더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남겼다. 박태환(단국대)이 2011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함박웃음을 보인 이유다.


‘마린보이’의 질주는 이제 1년 뒤를 바라본다. 2012 런던올림픽이다. 목표는 분명해졌다. 세계기록 경신을 노린다. 17년 수영 인생의 숙원이다. 그 설계도는 이번 대회를 통해 뚜렷하게 드러났다.

“쑨양(중국)의 자유형 400m가 돋보였다. 200m는 마이클 펠프스(미국)다. 부진했지만 여전히 일인자다. 200m 금메달의 라이언 록티(미국)도 경계대상이다.”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3분42초04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스로 100% 만족한 결과는 아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세운 최고기록(3분41초53)을 뛰어넘지 못했다.

경기 전 그는 세계기록(파울 비더만, 3분40초07) 경신의 욕심을 내비쳤다. 구상이 어긋난 건 초반 부진과 턴 동작의 미흡함에서 비롯된다.


첫 구간 레이스는 박태환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서양선수들에 비해 신체조건이 작다. 부력 등으로 입수 뒤 가속도를 붙이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0.6초대의 빠른 출발반응속도도 메울 수 없는 문제다.


약점은 돌핀킥 등 턴 동작에서도 노출됐다. 박태환은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돌입한 호주 전지훈련에서 12m까지 잠영거리를 늘렸다. 그러나 갈 길은 구만리다. 턴 뒤 잠수 폭이 50cm 정도에 그친다. 1m 이상을 파고드는 펠프스와 질적 차이를 드러냈다. 실전에서 그가 소화한 거리는 7.5m 안팎. 이전과 큰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두 가지 약점에도 박태환은 세계 최고로 떠올랐다. 강력한 심폐지구력과 특유 스트로크의 조화 덕이다.


그간 그는 장거리 러닝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7000cc 이상의 폐활량을 장착하게 됐다. 장기인 스트로크와 이는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박태환은 ‘I자형’ 영법의 교과서다. 물을 가른 팔이 물밑 아래로 45도가량 들어갈 때 다른 팔을 앞으로 뻗는다. 90도에서 이뤄지는 보통 선수들보다 더 빠르고 깊게 물을 걷어낸다.


더구나 박태환은 양쪽 악력과 팔·다리의 힘이 거의 비슷하다. 좌우 균형 잡힌 밸런스로 한 쪽으로 기우는 경우가 드물다. 상체가 작아 물의 저항까지 덜 받는다. 바로 막판 스퍼트의 원동력이다.


자유형 100m에서도 이는 효과적으로 발휘됐다. 14위에 그쳤지만 초반 레이스를 제외하면 단거리 정상급 선수들의 스피드에 뒤지지 않았다. 박태환은 “100m 출전은 400m와 200m의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만 놓고 보면 결과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지향점은 더 확실해졌다. 박태환은 모든 경기를 마친 뒤 “2012 런던올림픽까지 남은 1년을 자유형 400m와 200m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소득을 얻었다. 명예를 되찾았고 숙제도 발견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되새겼다. 17년 수영인생의 결승점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AD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