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이 되면 대형마트 채소 코너에는 매대가 썰렁하다. 긴 장맛비에 농산물들이 물에 잠기고 고온 다습한 폭염에 짓무르면서 상품 품질은 떨어지고 공급량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농산물 가격은 고공으로 치솟아 주부들의 장바구니도 텅 비어있다. 고기에 싸먹을 상추 한 봉지를 선뜻 집을 수 없기 때문이다.
농협하나로클럽 측은 "오랜 장마에 최근 발생한 집중 호우까지 겹쳐 물량 확보 및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8일 폭우가 쏟아진 다음날인 서울시 가락동시장에 반입된 농산물은 총 4078톤으로 전일 5606톤보다 1500톤가량이 줄었다.
특히 이번에는 배추에 이어 무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29일 농협 하나로 클럽 양재점에서 판매되는 무 한 개 가격은 2980원으로 전주대비 50.5% 올랐다.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폭우 탓에 상품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됐지만 현재 산지에서 정상적인 물량이 출하되지 못하고 있어 일시적으로 고단가를 나타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이날 가락동에서 거래된 무(상급·18kg) 경매가는 전일보다 6213원(128%) 오른 3만1200원이었다.
또한 알타리무(상급·2kg)는 250원(109%) 오른 3500원에 거래됐으며 열무(상급·1.5kg)는 1860원(147%) 오른 6100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독산점 신선식품 코너 매장 직원은 "물량 공급이 평소 대비 30% 이상 줄었다"며 저렴하게 기획돼 나온 상추를 가리키며 "이 상품의 경우 오늘 2봉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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