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엇갈린 개 팔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여름철 복날만큼 개팔자가 이토록 엇갈릴 수 있을까.
24일은 중복인 동시에 휴가철이 시작되는 주말이기도 하다. 한여름 원기 회복을 위해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애완견을 호텔에 맡기는 주인도 있다. 말 그대로 '복날의 개'가 될 운명에 처한 식용개와 휴가철이 시작되는 주말을 맞아 웬만한 사람보다 호의호식하는 애완견, 두 표정이 상반된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중복을 하루 앞둔 23일 홍대 일대에서 '복날의 눈물' 캠페인을 진행했다. 카라는 '먹지말고 안아주세요'라고 적힌 파란색 버스를 통해 개식용 반대 홍보활동을 펼치고 '겉보습만 다를 뿐 모두 똑같은 개'라며 식용개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강 모씨는 "장어구이·삼계탕·추어탕 등 다양한 여름철 보양식이 있는데 아직도 '복날' 메뉴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개장국(보신탕)"이라며 "철장에 갇혀 죽을 때만 기다리는 개들을 본 뒤로 보신탕은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라는 다음달 13일까지 홍대를 비롯해 강남역, 서울역, 시청, 종로, 명동, 신촌 등을 돌며 공장식 축산으로 과하게 희생되는 동물들을 돌아보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같은 시각, 호텔에서 투숙하는 애완견도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피서를 떠나는 애완견 주인들이 애견숍이나 애견호텔에 애완견을 맡기기 때문이다. 팔자 좋은 개들은 사람도 누리기 힘든 '호텔 패키지'를 누릴 수 있다.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은 애완동물호텔인 '쿨펫파크'를 운영하고 애완견들의 숙박과 세끼 식사를 제공한다. 1박 투숙 비용은 강아지는 1만원, 고양이는 1만5000원. 애견 미용과 건강 검진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호응이 높다.
이마트 가든파이브점 내 몰리스펫샵에서는 애견유치원, 뷰티스튜디오, 동물병원, 호텔을 갖추고 있다. 애견유치원 가격은 주2회 통학 15만원, 위탁 1개월 50만원. 특히 이곳에는 강아지 미끄럼틀, 시소, 장난감 등이 있는 애견놀이터까지 운영하고 있어 애완견들이 심심할 틈이 없다.
강남에 위치한 D 애완숍은 "주말 휴가철에 애완 호텔을 이용하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청담에 위치한 한 동물병원 호텔 스위트룸은 1박 투숙 비용이 20만원에 달한다. 24시간 수의사가 상주해 돌봐주는 것은 물론 양치질까지 해준다.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설치하고 편안한 음악까지 들려주는 등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국내 애완동물이 약 600만마리, 관련시장 규모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추산한 지난 2006년 국내에서 소비된 식용견은 165만∼205만마리, 시장규모는 1조30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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