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날이 갈수록 벌어지면서 시중은행 창구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기존 대출고객들은 최근 금리가 크게 오르자 "왜 대출금리만큼 예금금리는 오르지 않느냐"며 항의하고, 은행 직원들은 "영업점에는 고시금리를 토대로 안내할 뿐"이라며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46세의 직장인 박 모 씨는 국내 한 시중은행의 우수 고객이다. VIP는 아니지만 주거래은행 고객으로 꽤 많은 실적을 갖고 있다. 신용등급은 3등급으로 우수한 편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가 0.5%포인트 올라 이자비용만 1년에 150만원, 1달에 13만원 정도 늘어났다. 0.7%포인트 금리가 오른 신용대출의 경우 1년에 35만원, 1달에 약 3만원 정도의 이자부담이 늘었다. 박씨의 경우 아직은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지만 내년부터는 원금도 함께 갚아야 한다. 부담이 훨씬 더 커지는 것이다.
반면 박씨의 예금금리는 4.2%, 적금금리 또한 4.2%로 지난해 말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참다못한 그는 거래은행 지점으로 달려가 "왜 대출금리만 오르고 예금금리는 그대로냐"며 따졌지만, 은행 직원으로부터는 "죄송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자 은행 지점에는 아예 신문을 들고 와 "은행이 이자놀이만 하니까 가계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며 따지는 고객이 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지점 직원은 "항의하는 고객을 마주할 때마다 예금은 1년 단위 고정금리 상품인 반면 대출은 3~6개월마다 변동금리가 회전되니 예금을 재예치 할 때면 혜택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은행 직원도 "대출 뿐 아니라 예금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을 납득시키기도 어려워졌다"며 "같은 금리를 제시해도 예전엔 '저금리 시대'라며 납득하던 고객들이 이제는 우대금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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