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독주시대'
2010 회계연도 4600억 매출 사상 최대... 2위 안진과 두배차이 '시장독점' 우려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회계시장에서 삼일회계법인의 독주 체제가 한층 단단해지고 있다.
삼일은 2010년 회계연도에 460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올리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2위인 안진회계법인과 2배 가까운 매출액 차이를 보였다. 회계업계에서는 회계서비스의 품질, 소속 공인회계사 수 등을 따져볼 때 삼일의 독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일은 2010년 회계연도(2010년 4월부터 2011년 3월말까지)에 전년 대비 8.44% 늘어난 4651억원의 매출액(용역수익)을 거둬들였다. 2008년 3935억원, 2009년 4289억원에 이어 역대 최고실적이다.
삼일과 함께 소위 ‘빅 4’로 평가 받는 안진(2462억원), 삼정(1854억원), 한영(1356억원)과 비교해도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삼일은 올 1분기까지 개별재무제표 감사 법인 1721개와 연결재무제표 감사법인 340개 등 총 2061개 법인을 감사했다.
이 가운데 1조원 이상 기업만 119개에 이르고 2조원 이상 기업도 62개에 달한다. 감사법인 수는 안진 1715개, 삼정 1091개, 한영 951개에 그쳤다.
삼일은 타 회계법인과 비교해 연속감사 수주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이상 연속감사기업이 143개이고 7년 이상 삼일에게 감사를 의뢰한 기업도 37개다.
삼성그룹의 경우 69개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36개 계열사가 삼일에 감사를 의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9년부터 11년간 내리 삼일에게 감사를 맡기고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본격 도입되면서 기업들의 IFRS 도입 컨설팅 물량이 늘어 빅4의 매출액을 견인했다. 삼일의 경우 IFRS 컨설팅 용역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수준까지 커졌다.
업계에서는 IFRS 도입이 삼일의 독주를 더욱 강화시켰다고 지적한다. 계열사들의 실적까지 연결제무제표로 표시하게 되면서 같은 회계법인에 감사를 의뢰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회계사 수가 많을수록 매출이 커지는 회계법인의 특성도 힘을 보탰다. 삼일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는 2314명인데 비해 2위 안진의 소속 공인회계사는 1182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신규 회계사 인력도 삼일로 집중되고 있다. 안진, 삼정, 한영 등이 각각 100여명 규모의 수습 공인회계사를 채용한데 반해 삼일은 274명을 채용하며 회계사 인력시장의 ‘블랙홀’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공인회계사회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빅4가 회계시장을 나눠가졌는데, 이제는 삼일의 독주체제”라며 “이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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