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中企기술 탈취 실태조사...한국형 보호장치 마련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책의 일환으로 하반기 중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 현황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실태조사를 토대로 대기업의 부당한 기술 탈취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내놓키로 했다. 중소기업 적합 기술 등을 지정해 중소기업 보호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4일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현황을 기술별ㆍ업종별ㆍ기업규모별 등으로 세분화해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부는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핵심기술을 요구하는 이유와 및 탈취기술의 유용현황에 대해서도 분석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장 조사와 더불어 국내의 공공ㆍ민간 부문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술탈취 방지제도 현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유용성 및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현재 범정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ㆍ중소기업간 동반성장정책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의 핵심기술 제공을 요구하고, 중소기업은 지속적 거래 등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보유기술을 제공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청과 대ㆍ중소기업협력재단을 통해 2009년부터 수위탁거래에서 중소기업이 핵심기술을 대기업에 제공하지 않고 재단에 보관하는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2009년 120여건에 불과하던 실적은 2010년에는 307건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50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2010년 7월 재단 조사에서 중소기업의 22.1%가 대기업에 의한 기술요구 경험이 있으며, 이 중 80%가 일부 또는 전체를 대기업에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13.2%가 기술유출 경험이 있으며, 그 피해액은 건당 14억90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달부터 시행중인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에 대한 위헌 주장이 여전한 상황에서 중소기업 적합 기술보호장치까지 나올 경우 재계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에 대해 민사상 3배까지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최근 대기업에 대한 인식은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빼앗고 기술을 탈취하는 악덕기업으로 몰아가는 모습"이라면서 "무작정 실태조사를 벌이고 중소기업만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말고 추진중이거나 도입된 기술보호장치의 정책적 실효성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