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강성노조원 합의 반대, 물리적 충돌 가능성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조슬기나 기자] HJ중공업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며 190일여에 걸친 노사갈등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노조는 “3년간의 투쟁으로 조합원들의 생활이 피폐해졌고 죽음의 공장으로 변해가는 영도조선소를 방치할 수 없어 총파업 철회와 현장복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파업 철회와 업무 복귀 조건으로 노조가 제안한 주요 4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이밖에 크레인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퇴거 문제는 노조가 책임지기로 했으며 타임 오프 등 다른 현안은 법의 테두리에서 전향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사가 협의키로 했다.
특히 이번 합의는 그간 지루하게 끌어오던 공방을 외부 개입없이 노사가 직접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말 사측이 영도조선소 경쟁력 향상의 일환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하자 반대, 총파업에 돌입했다. 여기에 올 1월 6일부터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조선소내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정치권과 외부 노동운동가들이 개입하며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됐다.
24일부터 노사 간 철야 릴레이 협상에 들어서며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27일 오후 부산지방법원이 영도조선소에 머물고 있는 노조원 100여명에 대한 ‘퇴거 및 출입금지 가처분에 의한 강제퇴거집행’을 단행키로 했다는 발표가 나며 다시 분위기는 가라앉는 듯 했다.
하지만 노조측이 더 이상의 소모전은 무의미하며 영도 조선소의 회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측도 정리해고 직원에 대한 재취업 알선 등 성의를 보이겠다는 점을 드러내며 양측 간 실마리를 찾았다.
노조측은 총파업이 끝남에 따라 영도조선소 내 생활관에 머물던 노조원이 모두 퇴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강성 노조원들이 정리해고 철회가 빠진 협상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거를 거부하거나 퇴거하려는 노조원들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채명석 기자 oricms@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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