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호주 철강업체들이 통화 강세, 외국기업과의 경쟁, 탄소세 배출 등으로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강관 제조업체인 힐즈홀딩스는 오는 9월 말 석유, 천연가스와 물 운송용 강관 제조공장을 폐쇄할 예정이다.

힐스홀딩스측은 "호주에서 강관을 생산해봐야 이익을 남길 수 없다"면서 "대신 강관 제품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레이엄 트왈츠 힐스 홀딩스 전무이사는 WSJ인터뷰에서 "중국과 한국에서 강관 완제품을 수입하는 게 추세"라면서 "호주달러 강세와 국내 건설 시장 부진이 회사에 어려움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힐스 홀딩스는 317억 호주달러(미화 335억 달러) 규모인 호주 강관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호주 달러는 3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고 수입가격을 낮춰 수입을 증가시키고 있다. 호주달러는 이날 오전 9시 45분 현재 1호주달러당 1.055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호주 최대의 철강업체인 원스틸은 호주달러 강세를 이유로 이익전망을 14% 낮췄고, 블루스코프는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루스코프의 폴 오말리 CEO는 지난 2월 "1호주달러가 미화 80센트 수준으로 내려가면 회사 수익은 2억 호주달러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원붐이 시작되기 전 수준이다.


올 들어 호주 철강업체들의 주식은 30% 가까이 떨어졌다. 블루스코프 주가가 46% 하락했고, 힐스홀딩스의 주식이 34% 감소했다.


호주 철강산업은 갑싼 노동력과 풍부한 수요 등에 힙입어 지난 10년 동안 철강 생산을 네배로 늘린 중국과 인도 때문에 큰 위협을 받아왔다. 호주의 철강생산량은 지난 2009년 33% 급락했다가 아시아 지역의 철광석 수요 증가에 따른 광산업계의 투자붐으로 철강재 수요가 늘면서 지난 해 730만 t으로 회복됐다.


호주 철강업계는 또한 내년 7월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 1000곳에 탄소세를 부과하려는 정부 방안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 블루스코우프 스틸의 회장은 "탄소세와 탄소배출권거래제도는 호주의 철강업의 경쟁력을 잃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피해를 많이 보는 산업에 보상하겠다"면서 제도 시행을 밀어붙일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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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이에 더해 3~5년 후부터는 의무적으로 배출권 거래 시스템(ETS)을 도입해야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호주 펀드 운용업체인 퍼페츄얼의 제임스 부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철강업체들은 현재 가장 힘든 환경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탄소세, 경쟁적 환경, 통화 강세 등이 산업을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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