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코리아]인류, 앱類 진화하다

-'모바일 혁명' 이끈...스마트폰 10년史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오래전부터 스마트폰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예측은 미리 했지만 우리나라 스마트폰 업계는 애플의 '아이폰'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10여년 전부터 삼성전자는 '미츠(Mits)' 시리즈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계속 고배를 마셔야 했고 LG전자 역시 애써 개발한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산업용으로 판매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아이폰이 성공하자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들고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PC에서 출발한 윈도모바일 보다 가볍고 빠른 운영체제(OS)가 등장하면서 다시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6월 '갤럭시S'를 내놓으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라이벌로 떠올랐다. 전세계적으로 1400만대의 물량을 판매하며 아이폰을 바짝 추격하는 기회로 삼았다. 뒤를 이어 선보인 '갤럭시S2'는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글로벌 휴대폰 업체 중 부동의 1위였던 노키아마저도 흔들리는 위기 속에서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며 스마트폰 명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LG전자도 수년간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을 못해 휴대폰 부문에서 3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옵티머스2X를 시작으로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옵티머스 블랙, 옵티머스 빅을 잇따라 출시하며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심지어 기업회생절차까지 들어간 팬택 역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무리한 해외 사업 확장으로 지난 2007년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출시한 베가 시리즈가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와 2,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까지 치고 올라왔다. 일본 수출에 이어 하반기부터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비록 한 발 늦긴 했지만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현재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 현존 최고 속도 스마트폰, 가장 얇고 가벼운 스마트폰 등을 쏟아내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누구도 넘볼 수 없었던 휴대폰 업계의 제왕 노키아의 신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국내 업체들은 위기를 무사히 넘겼고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업체가 선방하면서 글로벌 시장도 이들의 안방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한국 지사의 임직원을 늘리고 국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소니에릭슨, HTC 등도 국내 시장에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내놓거나 가장 먼저 시판에 들어간 국가와의 출시 간격을 점차 좁히는 등 국내 시장을 주시하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 LG, 팬택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더욱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말기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단말기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삼성은 자체 OS 바다를 개발한 데 이어 휴대폰, 태블릿PC, TV 등 전자 기기 전반에 걸친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LG 전자도 콘텐츠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팬택은 국내 최초로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고 애플 '아이메시지'와 같은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며 또 다른 돌풍을 예고하는 상황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