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 5000억원 규모 부실PF사업으로 워크아웃이 개시된 A건설사는 최근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채권단에서 부실 사업장을 'PF정상화뱅크(민간 BAD BANK)'로 넘기든지 아님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넘길지 고민 중인 탓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어느 쪽으로 넘기든 분양성이 있는 사업장을 반값에 사업장을 넘기는 것으로 실제적인 이득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2. 비슷한 규모의 PF사업장을 보유한 B건설사는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PF사업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면서도 어느 쪽으로 라도 사업장을 돌리기 아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측의 반응이 호의적인 상황에서 불안감이 앞서고 있다.

PF지원책에 따라 건설업계의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1일 PF정상화뱅크 설립과 PF사업장을 보금자리로 공급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한 건설 경기 연착륙 및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 건설업계는 시큰둥하다. 지원책에 따라 PF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 열렸지만 은행들의 배만 채우거나 실효성이 없어 실제적인 지원이라는 지적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18일 PF정상화뱅크 설립에 대해 "은행권의 부실 PF처리책이 시행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워크아웃(경영정상화작업) 중인 건설사는 사실상 채권단(은행)의 의견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기본적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사들은 수익원이 막혀 있는 상태다. '워크아웃=부실기업'이라는 낙인 때문에 어떤 수주전이든 낙방하기 일쑤다. 신규 사업을 하려고 해도 자금줄이 막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이에 기존 사업장을 어떻게든 활용해 수익을 내야 워크아웃으로부터 졸업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책에 따라 PF사업장을 넘길 경우 이같은 기회마저 막히는 셈이다.


B건설사 관계자도 "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는 PF의 경우 대부분이 악성채권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은행권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단순 부실채권으로 판단해 넘긴다면 건설사들의 상황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LH가 부실 PF사업장을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건설사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주변 집값의 최대 80% 수준으로 공급된다는 점에서 택지가 또한 현재 감정평가한 가격에서 20~40%가량 낮아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현 부실PF사업장의 경우 경기 호황시 사들인 땅이다. 이에 분양가 및 경기 영향을 감안하면 LH가 매입하는 가격은 건설사가 매입했던 가격의 절 반 가량이 될 것이라는 게 건설사들의 판단이다. 이에 최악의 분양성을 갖춘 곳이 아니라면 LH에 넘기기보다 시일을 두더라도 쥐고 있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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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건설사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는 건설 경기 연착륙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PF정상화뱅크나 LH에 부실PF사업장을 넘기는 방안에 대해 저울질 중"이라며 "대형사 뿐만 아니라 중소건설사까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하겠다고 밝힌 곳은 없다"며 "배드뱅크 설립으로 수익성 여부를 타진한 후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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