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방통위 때문에..KT 형사고발"
길종섭 케이블TV협회장 "지상파 재송신 문제 해결 제 역할 못해"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권해영 기자]
"KT와 케이블업계간의 갈등, 지상파와 케이블업계간의 재송신 문제 등에서 방통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KT를 결국 형사고발한 것은 방통위의 정책적 판단을 서둘러 달라는 요구였다."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케이블방송 전시회 '케이블쇼(NCTA) 2011'에 참석한 길종섭 케이블TV협회 회장은 KT를 상대로 한 형사고발이 방통위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 회장은 "IPTV 방송 사업을 허가 받은 KT가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 위성 방송 사업의 기획, 마케팅 등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건 명백한 불법"이라며 "방통위가 고민하는 유료방송시장 정상화라는 큰 의미에서 봤을 때 빠른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형사고발 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인터넷TV(IPTV)와 위성방송을 KT의 결합상품 '올레TV스카이(OTS)'가 방송법을 위반했다며 1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OTS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지 두 달만에 행동에 나서며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와관련 이석채 KT 회장은 "케이블TV협회가 형사 고발을 한다면 말리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KT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가 소비자 기대에 상응하는 상품을 내놓은 결과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케이블업계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해 승부를 할 생각은 안하고 타사의 상품을 못팔게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OTS의 일일 평균 가입자수는 3000~4000명, 지난 3월 기준 누적 가입자수는 82만명에 이른다.
길 회장은 또 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 업계가 겪고 있는 재송신 갈등 역시 방통위의 대응이 늦어져 현재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길 회장은 "재송신 문제 역시 방통위는 정책적으로 움직이는데 미흡했다"며 "재송신 제도 개선안이 1월말까지만 나왔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방통위를 몰아 붙였다. 그는 "방통위가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 회장은 케이블 업계가 준비중인 이동통신 재판매사업(MVNO)에 대해서도 방통위의 역할론을 들고 나섰다.
길 회장은 "통신 3사와 거의 6개월간의 조정을 거쳐 내 놓은 통신 요금 인하안이 결국 기본료 1000원으로 마무리 됐다"면서 "통신사에 요금을 내리라고 압박하는 것 보다 MVNO를 통한 요금인하가 소비자 체감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은 MVNO 사업자와 재판매를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중이다. 방통위는 도매대가 산정이 끝난 이후 개별 사업자와의 협상에는 될 수 있는 대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길 회장은 "방통위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면서 "이미 유럽에는 MVNO를 통해 통신비를 20% 이상 내린 나라가 많은데 방통위가 개별 사업자끼리의 협상이라고 이를 두고 본다면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통신비 인하는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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