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케이블協 OTS 갈등...소비자 편익 힘쓰는 쪽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인터넷TV(IPTV)와 위성방송의 결합상품 '올레TV스카이(OTS)'를 둘러싼 KT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갈등이 급기야는 검찰 고발로까지 이어지며 양측의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양측 모두 소바자 편익을 위해서라도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못한다며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3일 KT의 OTS 판매에 대해 방송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OTS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지 두 달만에 행동에 나서며 초강수를 둔 것이다.
KT도 즉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맞받아쳤다. 이석채 KT 회장은 "케이블TV협회가 형사 고발을 한다면 말리지 않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KT와 케이블협회 모두 법률적 문제 못지 않게 소비자 이익을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케이블TV업계는 "KT의 OTS 판매로 프로그램 제공업체(PP)가 고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가 OTS를 헐값에 판매해 가입자를 확보한 뒤 지상파 방송만 내보내니 PP 사업자들은 설 땅이 없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막고 시청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케이블업계가 OTS에 잠식당하고 IPTV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 이들 업체가 방송 상품 가격을 올려 시청자의 권리를 침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도 할 말은 있다.
KT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가 소비자 기대에 상응하는 상품을 내놓은 결과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케이블업계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해 승부를 볼 생각은 안하고 타사의 상품을 못팔게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사례를 들어 "PP 사업자들의 콘텐츠 제작을 막고 시청권을 침해하는 것은 오히려 케이블업계"라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CJ헬로비전, 씨앤앰, 티브로드 등 케이블업체 5개사에 대해 담합 행위로 PP인 온미디어에 불이익을 준 혐의로 9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통신 3사의 IPTV를 통한 유료방송 진출이 확정되자 이 업체들이 신규 사업 진입을 막기 위해 PP 사업자가 케이블방송에만 채널을 공급하도록 PP들을 제재 또는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정작 PP 사업자를 어렵게 하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막아 시청자 편익을 침해한 것은 케이블 업계"라고 말했다.
KT와 케이블업계의 갈등은 유료 방송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이 KT의 IPTV와 결합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08년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IPTV 서비스를 시작하고 2009년 9월 출시된 KT스카이라이프의 OTS가 급속도로 세를 늘려가면서 케이블업계는 유료 방송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기가 어렵게 됐다.
최근 OTS의 일일 평균 가입자수 3000~4000명, 지난 3월 기준 누적 가입자수 82만명에 이른다.
케이블 업계는 OTS 판매 과정에서 KT가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대신해 판촉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문제를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방통위, 공정위, 중앙전파관리소 등에 OTS 상품이 위법이라는 취지의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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