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레터]'벤처=무능' 인식부터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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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평범하고 편한 삶이 두렵다.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택하는 게 일종의 소명의식이라 생각한다."


한 벤처 대표의 말을 듣는 순간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갭'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벤처에 나섰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에게 '기업가 정신'과 '도전 정신'은 너무도 당연한 단어처럼 보였습니다. 공무원 시험 응시율이 매년 높아져 가는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힘들다는 그 단어들 말입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소위 명문대 경영학과 학생들이 입사하길 꿈꾸는 컨설팅 펌 중 한 곳에서 근무했습니다. 벤처를 하기 위해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고 합니다. '왜 회사를 그만뒀냐'고 물었습니다. 그가 답합니다. "벤처가 하고 싶었다." 그 이상 답이 필요하냐는 표정입니다. 오히려 질문을 한 제가 무안해지는 순간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하는 그런 과정은 너무 일반적이다. 내 주변에선 벤처에 나선다고 하니 오히려 환호해 줬다."

우리는 "왜 (그렇게 좋은)회사를 그만뒀냐"고 묻는 반면, 미국에선 "왜 벤처를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느낀 갭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근간에는 국내의 벤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합니다. 지난 닷컴 버블을 거치며 벤처는 '헛된 꿈을 좇는 허풍선이' 정도로 정의내려졌습니다. 한국에선 '벤처=나쁜 것'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고 말한다면 심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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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의 벤처 대표가 국내서 사무실을 구할 때 일입니다. 영어로 통화하는 그를 보고 건물주가 말했답니다. "그렇게 영어를 잘하는데 왜 벤처를 하려 하나. 대기업 들어가게." 그는 할 말을 잃었다고 하네요.


벤처를 '피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한, 기업가 정신이나 벤처 발전 등은 요원한 일입니다. 아끼고 보살펴 줘야 무럭무럭 자라는 법입니다. 벤처에 대한 인식변화, 미래 산업의 씨앗을 키우는 첫걸음입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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