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대담 이의철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스위스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체르마트. 이 곳은 가솔린 자동차가 없는 지구상 최고의 청정지역이다. 아예 산악열차를 타고 전기자동차를 이용해야만 도착할 수 있다. 체르마트에 전기차가 도입된 것은 이미 100년 전이고 전기차는 이 지역의 관광명소이자 관광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용근 KIAT 원장

김용근 KIAT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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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원장은 "1890년에 전기차가 개발됐지만 스위스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 인간적 가치에 하이테크놀러지를 결합한 테크플러스의 대표적 모델"이라면서 "기술에 인문학, 철학 등을 결합한 융합,복합시장은 이처럼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사회, 곧 봉이 김선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이 주장하는 새로운 R&D의 개념은 3.0버전이다. 산업화 초기 단일기술에만 의지하던 때를 1.0시대, 기술개발을 통해 선진국 추격에 불을 당긴 시대를 2.0 버전이라고 한다면, 3.0시대에는 국가간 연구개발과 테크플러스, 여기에 창의력을 결합한 시대다.


김 원장은 삼성전자보다 2.5배 많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애플을 예로 들면서 "애플의 연구소엔 엔지니어만 있는게 아니라 철학, 사회, 심리, 미학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있다"며 "이들이 자유롭게 모여서 토론하고, 여기서 나오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애플은 아이폰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연구개발이 국내 선수끼리 뛰는 동네축구였다면 앞으로는 박지성과 루니 등이 뛰는 맨유(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축구팀)처럼 돼야 한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용근 원장에게선 묘하게 관료 냄새가 나지 않았다. 산업정책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다 2009년 통합 KIAT 원장을 맡은 이후 융합전도사로 변신한 김 원장을 24일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만났다.


-노란색 넥타이가 인상적이다.
최근 즐겨매는 색깔이다. 노란색의 마술사 반 고흐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 '해바라기' 까마귀 나는 밀밭' '추수' '밤의 카페' 등 유명한 작품들은 노란색의 마술로 꾸며져 있다. 개인적으로 노란색은 상상력의 대표적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창립 2주년 기념식에서도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존 레논의 이매진을 틀어줬다. 틀에 박혀 일해선 곤란하다.


-원장이 주창하는 연구개발 3.0을 설명해달라.
스마트폰을 보자. 애플의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의 2.5배라고 한다. 삼성은 공장도 크고 종업원도 많다. 애플은 공장도 없이 생산은 다른 나라에 맡긴다. 지금까지의 연구개발은 생산,프로세스 중심이고 성능을 높이는 기능중심이었다. 여기에 아이디어,디자인이 결합되고 소비자가 통하는 감성이 결합돼야 한다. 이것이 연구개발 3.0이다.


-엔지니어가 갖는 오류 중 하나가 기술만 뛰어나면 팔릴 것이라는 생각이다.
공급자와 생산자는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자동차를 예로들면 기술자들은 연비를 따지고 전륜,후륜구동에 내비게이션을 달았느냐 안달았으냐를 중요시하지만 소비자는 차와 핸들 등 차량 내부의 촉감, 디자인을 본다. 소비자가 바라보는 인간적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 파리의 자전거도로가 성공한 것은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아름다는 풍광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볼품없는 회색도시에 , 오르막길이 심한 곳에서 자전거도로시스템을 아무리 잘 갖추고 거리를 멋드러지게 조성한들 관광명소가 되지 않는다.


-기업경영자에게도 테크플러스형 CEO 가 되라고 강조해왔다.
청년 취업난이 심하다고 젊은이들에게 무조건 중소기업에 들어가라고 한다. 이건 과거의 잣대다. 반대로 기업 경영자들이 공장에 예술품을 가져다 놓던지 환경을 바꾼다거나 토론을 많이 해봐라. 요즘 젊은이들은 재미가 있으면 한달에 100만원 받고도 일하지만 재미가 없는 곳에서는 300만원을 준다고 해도 안간다. 기업경영자가 먼저 변해야 한다.


-초중고 기술교육에 대한 불만도 많다고 들었다.
한마디로 재미가 없다. 교재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1960∼1970년대에는 기술중심 교육이어서 기술과목이 국영수와 같이 대접받았다. 그러나 점점 변두리로 갔다. 기술과 가정이라는 과목명으로 바뀌기도 했다. 가장 재미있는 과목이 가장 재미없는 과목이 됐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때는 꿈이 과학자였다가 고등학교가서는 다 바뀐다. 공대가라고 하면 욕이라고 한다.

"동네축구 R&D 이제그만, 박지성처럼 글로벌感 가져야" 원본보기 아이콘

-정부 연구개발사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KIAT에서 집행하는 지식경제 연구개발 자금이 1조5000억원이다. 지경부 전체 4조5000억원의 30%가 넘는다. 그런데 3월만 되면 무슨 무슨 사업 공고로 도배가 된다. 사업이 잘게 쪼개지고 어떤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여야 하는 지 고민할 시간도 없다. 거기다 공고문하고 최종평가문하고 다르다. 과제를 공고할때는 어디에 어떤 우선순위를 해야되는데 그런게 명확하지 않아서다. 공고도 대충이고 관리도대충이다.그러니 성과물도 제대로 안나오는 것이다. 공고 공화국이라 할 정도다.그러니 눈먼돈이다 요령껏 잘 타는 사람이 임자라는 평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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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각오는
KIAT를 글로벌 산업기술 생태계의 창조적 융합과 발전을 선도하는 산업기술 진흥기관으로 도약시킬 것이다. 정책기획부터 연계, 융합을 주도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 올해 3회째를 맞는 테크플러스(tech+) 포럼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창의적 생각들을 교류하고 연구개발 주체들의 협력과 융합 구심적 역할을 수행하겠다.


지경부가 추진하는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으로 12개 지원기관과 함께 2020년 세계 수준 중소중견기업 300곳을 육성하겠다. 특히 산업기술문화공간의 건립을 적극 추진하겠다. 1903년에 설립된 독일박물관은 연간 관람객이 100만명을 넘는다. 우리도 산업발전 유물보전과 산업강국의 이미지를 알리고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산업기술문화공간의 건립이 필요하다.


정리=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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