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창업 심사 참가해보니..

"심사위원하기 창업만큼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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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여러분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힘드시더라도 기운내서 꼼꼼히 살펴주세요"


비가 오는 날씨였지만 대회의장은 속속 들어서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대학교수와 창업 전문가, 기업 대표 등으로 구성된 수많은 심사위원들은 서울시가 모집하는 청년창업 3기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이들이다. 채점요령을 설명하는 서울시 산업통상진흥원(SBA) 이태훈 청년창업팀장은 연신 목소리를 높여 심사위원을 독려했다.

최근 장지역 가든파이브에 위치한 서울산업통상진흥원 강남 청년창업센터에서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 3기 심사가 진행됐다. 이날 열린 심사는 지난해보다 심사위원이 대폭 늘었다는 게 특징이다. 한 명이 다수의 기획서를 심사한 나머지 피로가 누적됐다는 자체 평가에 따른 대책이다. SBA 관계자에 의하면 지원자 중 절반에 가까운 인물이 이번 1차심사에서 탈락한다. 심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기자도 창업·벤처업계를 출입하며 쌓은 인연으로 이번 심사에 참여했다. 심사위원은 크게 지식창업, 기술창업, 일반창업 세분야로 나뉜다. 본인은 일반창업을 맡았다. 통신판매, 쇼핑몰, 유통, 아이디어창업을 심사했다. 기발한 창업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부풀어올랐다.

정해진 기준에 의한 심사 요령을 전수 받고 심사를 위해 창업센터 안에 자리한 7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에 들어갔다. 이 사무실은 평상시엔 벤처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개별 사무실로 쓰이는 곳이다. 세명의 심사위원이 한 방에 들어가 각자 한면씩 벽을 등지고 앉아 각자에게 배정된 창업 기획서를 심사하기 시작했다.


같은 방의 심사위원은 동일한 내용을 심사하게 되며 SBA측의 점수산출 요령에 의해 지원대상자를 최종 선발하게 된다. 기대감에 부풀었던 마음은 대백과 사전만큼 두꺼운 서류철을 보자 과연 제 시간에 꼼꼼히 평가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서류심사는 크게 사업의지 및 마인드, 아이템 및 기술성, 사업계획, 시장성, 파급효과, 자금조달 등의 항목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특히 사업계획이 다른 항목보다 배점이 높다.


특이한 점은 여성의 경우 의류나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 아이템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 등을 대상으로 한 무역 아이템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기획서 중 참신한 전자제품이나 육아용품 아이디어를 기획한 이는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독특하고 시장성 있는 아이템에 아무래도 높은 관심이 갔다. 쇼핑몰의 경우 역시 어떤 아이템을 다루는 지에 따라 점수차가 갈렸다. 그러나 아무리 독창적이라도 전혀 사업성이 없어 보이는 아이템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면 낮은 점수를 얻었다.


심사 2시간째, 점점 피로가 몰렸다. 예상대로 뒤에 심사를 받는 쪽은 약간 불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사한 아이템을 미리 모아놓았다가 한번 더 비교하는 과정까지 마치고나니 점심먹고 시작한 심사는 해가 지고서야 끝이 났다. 심사과정은 창업만큼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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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를 마친 소감은 전반적으로 창업자의 지식 수준이 향상됐으며 전문적인 경영분석을 통해 보다 정확한 예산 창출을 하는 창업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또 세계를 무대로 한 넓은 시야와 소통 능력, 착한 기업을 만들려는 노력이 늘어난 것이 주목할만 하다. 총 2917팀이 참가한 이번 프로젝트의 심사 결과는 오는 25일 오후에 발표된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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