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니 왕국,하워드 스트링거 구세주 될까?
[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소니 왕국이 위기에 빠졌다. 대지진과 해킹 사태 등 여러 악재가 겹친 가운데 소니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순손실 기록을 발표했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취임이후 최악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으며 그가 과연 소니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0FY 순손실 3조5000억원=소니는 23일 2010회계연도(2010.4.1~3.31) 순손실이 2600억엔(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니는 지난 2월 700억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니는 26일에 실적발표를 하기로 했지만 실적 목표가 예상치의 30%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자들을 위해 3일전에 사전실적 발표를 해야하는 도쿄증권거래소(TSE)의 규정에 따라 예정보다 일찍 실적을 발표했다.
소니가 이번에 기록한 순손실은 소니 기업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손실이며 하워드 스트링거 CEO가 소니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가장 큰 손실이다.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세금관련 장부상 손해였다.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했던 소니는 이연법인세자산(Deferred Tax Asset) 3600억엔을 2010회계연도 결산에 반영하느라 적자폭이 커졌다.
가토 마사루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공급망에 피해가 있었고 국내 이익 구조에 일부 왜곡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했고 이연법인세자산 계상이 회사 자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소니의 지난해 세전 영업이익은 예상치보다 500억엔 적은 2000억엔이었다.
투자자들도 소니가 올해 순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소니가 기록한 순손실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 않는 입장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소니가 대지진으로 2010회계연도 4분기에 적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2011회계연도에는 순익을 기록할 것이라 점쳤다.
그러나 향후 일본 경제전망은 어두워 소니의 이익 전망은 밝지 않다.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는 일본 경제를 침체의 늪에 빠뜨렸고 동북부 지역 공장을 마비시켰다. 또한 지난달 발생한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 해킹 사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소니는 해킹사태를 복구하는데 140억엔이 들 것으로 예상했고 대지진과 쓰나미로 소니가 입은 피해액은 1500억엔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난국에 빠진 하워드 스트링거 CEO=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하워드 스트링거 CEO가 그가 만든 왕국을 구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스트링거는 지난 2005년 소니 CEO에 취임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엔고, 배터리 폭발, 저작권 보호를 위해 CD에 설치한 루트킷(rootkit) 보안 논란 등 온갖 악재와 싸워야 했다.
스트링거는 공장폐쇄를 통한 비용축소, 1만6000명 이상 인원을 감축하는 구조조정, TV와 전자제품 해외 생산 등을 통한 원가절감 전략으로 삼성과 같은 경쟁업체를 추격하는 일에도 힘썼다.
그가 하드웨어제조부문과 컴퓨터엔터테인먼트 통합하고 영화산업이 블루레이 규격을 인정하면서 소니는 부활신호탄을 쏘는 듯했다.
그런데 대지진이라는 천재지변이 닥쳤고 히라이 가즈오 소니 비디오게임부문 대표를 후계자로 지목한 후 터져나온 해킹사태로 77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히트 상품이 없는 것은 그의 고민거리다. 소니는 과거 워크맨 시리즈로 명성을 날렸지만 이제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명품이 없다. 스트링거 CEO의 임기를 기록한 책의 저자 가타야마 오사무씨는 “스트링거 CEO가 애플을 소니의 모델이자 경쟁자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지털 음악과 비디오가 소니의 전통 사업부문에 위협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소니 전임자들의 생각 변화는 애플을 따라잡기에는 늦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사태를 해결하고 소니를 정상 궤도에 올릴 사람은 스트링거 CEO로 시장과 투자자들의 시선은 그에게 향해있다.
스트링거 CEO는 지난주 해킹 사태 이후 가진 첫 인터뷰에서 그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CEO로서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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