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박재완 청문회… 안팎의 적과 일전(一戰) 예고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 2009년 2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청문회는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금산분리 같은 쟁점엔 소신으로 맞섰고, 가족사를 들추니 눈물을 보였다. '성장률' '환율'엔 입을 다물되 비난은 비켜갔다. 현장엔 기승전결이 있었다.
그리고 2년 3개월 뒤. 이번엔 박재완 장관 내정자가 그 현장에 선다. 아마도 이 정부의 마지막 경제 수장이 될 터. 보고서 오탈자는 봐 넘기지 못하고, '숲보다 나무'에 민감하며, 도시락 워킹런치(업무점심)를 즐긴다는 그는 어떤 청문회를 치르게 될까.
◆안팎엔 적(敵)=박 내정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는 '예상대로'다. "소득·법인세 감세는 예정대로" "무상복지는 반대한다"고 했다. '재정 여건'을 근거로 든 만큼 답변 제출 뒤 여당에서 나온 '반값 등록금' 추진안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야당은 줄곧 '부자감세 철회'와 '무상복지'를 주장해왔다. 친정에서도 목소리가 갈린다. 신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 의장은 "추가 감세 철회"에 힘을 싣는다. 박근혜 의원도 "법인세 감세는 예정대로, 소득세 감세는 철회하자"는 입장이다. 이들은 '반값 등록금 추진'에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세(勢) 대결이 한창임을 고려하면, 박 내정자는 야당 뿐 아니라 여권 신주류와도 일전(一戰)이 불가피하다. 그의 청문회는 청와대·한나라당 구주류(친이계) 대 신주류의 대리전 양상을 띤다.
◆증여세·아들 '변수'로=무난히 넘어가리라던 도덕성 문제도 시끄럽다. 박 내정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과 아들의 고급차 차명 보유 논란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지난 17일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해 박 내정자가 손위 동서의 벤처기업 비상장주식을 사놨다 되팔면서 10배의 수익을 올리고도 증여세를 탈루하거나 회피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뒤이어 22일 "박 내정자가 자신은 아반떼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관용차로 쓰며 청렴한 이미지를 강조해왔지만, 정작 아들은 시가 4000만원 남짓의 제네시스 쿠페를 차명으로 보유해 사용한 의혹이 있다"고 했다.
박 내정자와 재정부 대변인실은 "내정자의 아들이 육아휴직 중인 친척의 차를 빌려타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 의원은 "박 내정자의 아들 트위터에 'K7과 제네시스 쿠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글과 차량 튜닝 등을 문의한 일이 있었다"며 반박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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