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타고 여관에서 묵는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올해로 이동찬 코오롱 코오롱 close 증권정보 002020 KOSPI 현재가 70,300 전일대비 100 등락률 +0.14% 거래량 79,737 전일가 70,2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39년 수입차 명가 코오롱, 인증 중고차로 영역 확장 코오롱그룹, ‘Axcellence 2026’으로 전방위적 탁월함 추구 [특징주]코오롱모빌리티그룹, 상장폐지 앞두고 23% 급락 그룹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지 15년이 됐다. 결국 이웅열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지 15년 이 된 것이다. 15년의 세월 동안 이 명예회장은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철저히 '자연인의 삶'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90세(1922년생)의 고령임에도 여전히 낚시와 그림그리기 등 취미생활을 즐기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동찬 명예회장은 최근 지인들과 낚시터를 찾았다. 낚시를 갈 때 그가 주로 이용하는 차량은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기아자동차가 만든 9인승 승합차다.
이 명예회장은 최고급 자동차브랜드인 롤스로이스 국내 1호차를 소유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이 롤스로이스의 모기업인 BMW그룹의 국내 공식 딜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롤스로이스를 거의 타지 않는다.
이 명예회장을 수시로 찾는 관계자는 "평소에 소탈한 성격인 이 명예회장은 평소에 고급차를 선호하지 않는다"면서도 "특히 낚시를 하러 가는데 굳이 롤스로이스를 타고 갈 이유가 없다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이 명예회장은 초등학교 동창생들을 비롯한 지인들과 오래전부터 낚시를 즐기고 있다. 낚시를 며칠씩 하러 가서도 고급호텔 등에는 절대 묵지 않는다. 낚시터 주변의 가까우면서 허름한 여관에서 머무는게 다반사다. 이 명예회장은 친인척들이 왜 여관에서 주무시냐고 물으면 항상 "비즈니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 여관에 묵는게 당연한거 아니냐"며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것보다는 소박하고 검소한 일상을 선호하는 인품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같은 근검절약은 과거 10대 시절부터 코오롱그룹을 설립한 선친 이원만 창업주를 도와 회사 내실을 다지면서부터 몸에 뱄기 때문이다. 이원만 창업주가 사업 뿐 아니라 정치인으로 폭넓게 활동하는 동안 이동찬 명예회장이 젊었을 때부터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명예회장이 초등학교 4학년때 이 창업주가 전답을 처분해 사업을 하려고 일본으로 떠난 뒤 이 명예회장이 어린 나이부터 모친과 누이동생을 돌보며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이런 배경에 있기에 그의 근검절약 정신은 더욱 빛이난다. 이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 있을 당시 국내외 출장 시에도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비서와 한방에서 잠을 잤다. 그는 1달러가 아쉬운 나라에서 잠자는 곳에 돈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당황해 하는 비서들을 달랬다고 한다.
근검절약 정신을 바탕으로 그는 꾸준한 내실 경영을 펼쳐 코오롱그룹의 체질을 다졌다. 이후 주력사업이었던 섬유는 물론 무역, 건설, 화학 등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코오롱을 만들었다. 그가 창업 1.5세대로 불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그의 이러한 인품은 국내 재계 총수들과는 사뭇 다른 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재계 총수들이 일반적으로 은퇴의사를 밝힌후에도 주요 경영사항을 직접챙기고 심지어 몇 년이 지나 다시 경영인으로 복귀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그룹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이 명예회장이 은퇴후 아들인 이 웅열 회장이 수차례 임원 인사와 관련된 내용을 들고 왔지만 단 한번도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고, 심지어 인사 보고 서류를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또 그룹 관계자들이 그에게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보고하려고 해도 왜 이런걸 은퇴한 나한테 보고하느냐고 손사래를 쳤다는게 코오롱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현재는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사회사업과 장학사업 등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달 20일에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됐던 제11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에 모습을 보였다.
즐겨하던 취미가 일종의 생활이 되기도 했다. 바로 그림그리기다. 그는 지난 1992년(고희전)과 2001(팔순전)년, 2009년(미수전)까지 이미 개인전을 3번이나 개최한 화가 다.
코오롱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이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예전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지금도 종종 서울 코오롱빌딩에 있는 집무실 및 화실에 나와 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이 구순을 맞이했지만 2년 전에 이미 미수전을 개최했기 때문에 올해는 따로 그림 전시회를 열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명예회장은 50대 초반인 지난 1980년대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1996년 회사 경영권을 아들 이웅렬 회장에게 물려준 이후 본격적으로 붓을 잡았다. 주로 여행과 등산, 낚시 등을 다니면서 보고 느꼈던 풍경을 화폭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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