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역 위 예비역'인가, '현역의 예비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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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18일 국방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방개혁 설명회장. 300여석의 좌석 가운데 빈자리가 절반을 넘었다. 공군 예비역 장성들은 딱 두명만 자리했다. 김관진국방장관이 국방개혁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예비역 장성들을 초청해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지만 썰렁함만 맴돌았다.


국방부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안과 관련된 국군조직법ㆍ군인사법 등 5개 법률안 개정안을 이달 안으로 국회에 제출하고 내달중 국회 통과를 목표로 의견 수렴중이다. 이날 열린 설명회도 예비역 장성들을 대상으로 군 개혁안에 대해서 설명하는 자리였다.

예비역장성들은 국방부의 군개혁안에 대해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예비역들이 주장해왔던 합참의장 순환보직제 도입이 무산되고, 육군 출신 합참의장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돼 해ㆍ공군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합동군사령관 역할을 하는 합참 제1차장 등 핵심 지휘 라인이 모두 육군 출신으로 채워져 입체적으로 작전 수행은 힘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공군 전직 참모총장들은 지난 12일 오전 김 장관에 공문을 보내 설명해 불참을 통보했다. 이어 예비역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까지 가세해 회원 2300여명에게 국방개혁 문제점을 지적한 35쪽 분량의 책자를 발송하며 설명회 불참을 사실상 독려하기까지 했다.

이 결과 이틀째인 18일 설명회에 참석한 예비역 장성 가운데 공군출신은 2명, 해군출신은 3명, 해병대 출신은 7명에 불과했다. 당초 육군 138명, 해군 20명, 공군 23명, 해병대 11명 등 모두 192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선배 모시기'를 위해 행사장 안팎에 진행요원 20여명, 대형버스 5대 까지 준비시켰던 국방부는 머쓱함을 감춰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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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에 참가한 한 예비역 육군 소장은 "합참의장에게 제한된 군정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옳지 않다"면서 합참의장의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실전경험이 풍부한 예비역 장성들의 의견은 연륜과 경험에서 나오는 소리다. 그래서 소중하다. 하지만 아무리 옳은 얘기라 하더라도 합리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예비역장성들이 마치 재야단체들처럼 단체행동을 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마땅찮다. 예비역들의 뜻있는 목소리가 국민들에게는 '현역 위에 예비역'이라는 비아냥처럼 비춰질까 두렵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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