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저축은행 사태로 불거진 금융감독원에 대한 불신이 환헤지 통화파생상품(KIKO, 키코) 피해 사태로 확산될 조짐이다.


키코로 피해를 입은 수출중소기업들은 최근 저축은행 사태에서 금감원의 부실조사가 드러난 것처럼 키코 문제를 일으킨 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 역시 믿을 수 없다며 검찰에 재조사를 요청키로 했다.

17일 키코 피해업체 가운데 일부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사안에 대한 재조사를 검찰에 촉구했다. 키코 피해를 입어 형사소송을 제기했던 안용준 티엘테크 대표는 "저축은행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금감원 직원이 은행으로부터 월급을 받고 퇴직 이후 금융권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현실"이라며 "금융감독원이 감시ㆍ감독은 커녕 오히려 은행권을 보호하는 데만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키코 사태가 처음 불거진 2008년부터 금감원이 은행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조사결과를 제대로 발표하지 않고 일부 직원에게만 가벼운 처벌을 조치하는 등 오히려 면죄부를 줬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키코 사태와 관련해 은행에 책임을 따진 건 지난해 8월 일부 은행 직원 70여명에게 경징계를 내린 게 전부다. 당시 금감원은 핵심쟁점이었던 불완전판매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해 '은행편을 들었다'는 논란이 일었다.

피해기업들은 최근 금감원 비리가 불거지면서 키코를 둘러싼 여론도 바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진 이후 키코 관련 판결은 아직 한건에 불과하지만 이 판결에서 피해기업측에 유리한 판결이 더 많아진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키코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3월까지 168건의 판결 가운데 26개 업체가 일부인용 판결을 받았으나 가장 최근인 지난 13일에는 12건 가운데 5개 업체가 일부인용 판결을 받았다.


공대위 관계자는 "아직 20건의 1심 소송이 진행중이고 5월 중순부터 항소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법원은 물론 기소여부를 결정할 검찰 내에서도 '좀더 신중히 접근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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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금감원으로부터 키코 사태와 관련한 조사자료를 넘겨받지 않았던 검찰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기업 대표 50여명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은행 담당자에 대한 기소여부를 하루 빨리 결정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미국 금융당국에서도 국내 키코에 대해 '우리 같으면 기소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고 인도, 이탈리아, 독일도 비슷한 실정"이라며 "다른 국가 검찰이 기소할 사건이라면 우리 검찰도 기소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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