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아침부터 시끌시끌한 활기가 넘쳤다. 오전 8시에 등교해 별도의 영어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정규수업이 시작되는 9시가 되자 교실에 남거나 실습동으로 이동했다. 실습동에서는 아침부터 용접을 비롯한 수업이 진행됐다. 지난 4일 기자는 조선분야 마이스터고인 거제공고를 찾았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성공한 교육 정책을 묻자, 이 학교를 거명했기 때문이다.
실습 장비는 실제로 삼성중공업에서 사용하는 장비들과 같은 것이었다. 실습에 앞서 자세한 장비 활용 방법을 설명하는 이는 삼성중공업에서 30년 넘게 일하다가 이 학교로 온 이승순 선생님이다. 거제공고가 모셔온 4명의 산학겸임교사 중 한 명이다.
올해 초 거제공고에는 삼성중공업의 김현근 전무이사가 교장으로 부임했다. 김 교장은 삼성중공업에서 31년 동안 근무하면서 설계와 연구는 물론, 현장 지원을 모두 경험한 업계 최고의 전문가다. 김 교장은 "80년대 초에는 공업고등학교 출신들이 대졸 사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실력과 태도가 뛰어났지만, 1995년을 전후한 시기에 입사한 기술 인력은 기술 명장으로 길러내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입학생들과 학교의 인력, 자원을 보면서 다시 한번 최고의 산업 인력을 길러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과 채용협약을 맺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고급 기술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계와 '윈-윈'하겠다는 자신감"이라며 "3년 후에는 기업들이 찾아오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자신감도 남달랐다. 2학년 7반 박상규 학생은 "삼성중공업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거제공고 진학을 마음에 두었다"면서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반 김은택 학생 역시 "부산에서 왔는데 꼭 삼성중공업이 아니더라도 맨 손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다"며 "다른 학생들도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고 말했다.
거제=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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