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한때 월스트리트의 금융 전문가들에게 안전자산으로 사둘만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서방 선진국 국채라고 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상황은 바뀌었다.


유럽부터 살펴보자. 그리스ㆍ아일랜드ㆍ포르투갈은 국제기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국채를 상환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페인도 문제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와 금융권의 적자 압박이 커지자 현지 상업ㆍ저축은행 30곳의 신용등급을 적어도 한 단계 이상 떨어뜨렸다.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100%에 이른다.


그나마 독일과 스위스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변수는 독일 은행들이 유럽 재정 불량국들의 채권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는 독일 은행들이 '제2의 리먼브라더스'로 전락할 것이라고 본다.

세계 제1의 경제대국 미국은 어떨까.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도 100%에 가깝다. 더욱이 현재 14조3000억 달러(약1경5540조 원)의 연방정부 채무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못하면 사상 처음 디폴트(채무 불이행)까지 선언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일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0%를 이미 넘어섰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지난달 11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국채를 추가 발행해야 할 판이다.


그렇다면 믿을만한 국채는 어디에도 없는 걸까.


경제 전문 사이트 마켓워치는 13일 노르웨이ㆍ덴마크ㆍ핀란드ㆍ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들과 호주ㆍ뉴질랜드의 국채가 안전하다고, 그 중에서도 노르웨이 국채가 안전성에서 최고라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공공저축은 공공부채를 GDP의 160% 규모만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노르웨이의 공공부채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노르웨이는 북해산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세금 혜택이나 부동산 거품으로 '하늘의 선물'을 날려버리지 않고 비상시에 대비해 아껴두고 있다. 오일머니를 국영연금기금에 집어 넣어둔 것이다. 노르웨이의 국영연금기금은 현재 5120억 달러 규모로 세계 제2의 국부펀드다.


일각에서는 노르웨이가 운이 좋았다고 비꼰다. 천연자원이라는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많은 나라도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으나 여기서 번 돈 대부분을 낭비했다.


일례로 영국을 들 수 있다. 영국은 풍부한 북해산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1980년대 단행된 감세, 실업보험 지급 등으로 세수가 구멍나자 이를 충당하기 위해 오일머니 대부분을 사용됐다. 그럼에도 현재 영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약 70%다.


미국은 자원을 아껴두고 있지만 부채가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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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나라는 공적연금을 자국 국채에 매입에 허비했다. 그러나 노르웨이 국영연금기금은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다. 더욱이 노르웨이 법은 자금 운용 비용을 제하고 인플레율을 감안한 국영연금기금의 실질 수익만 사용할 수 있도록 못 박아놓았다. 지난해 이를 통해 충당된 세수만 전체의 13%에 이른다.


노르웨이 국영연금기금은 재무장관이 직접 관리한다. 1998년 이래 국영연금기금의 총 수익률은 49%를 기록하고 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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