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도 벗어던진 3D 알몸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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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현희 인턴기자] 여배우의 성기까지 노출되는 불법 포르노물 수준의 3D(3차원ㆍ입체) 알몸연극이 서울 한복판에서 버젓이 공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규정상 별다른 여과장치가 없는 실정이라서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떠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명륜동 한성아트홀에서 개막된 3D 알몸연극 '교수와 여제자2(예술극단 참)'는 성기능 장애로 부부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중년의 남성 교수가 꿈속에서 여제자와 유사성행위를 통해 치료를 받고 성기능을 회복한다는 줄거리로 관객들을 부른다.


여제자는 '꿈 속의 무대'인 호텔방에서 교수를 격려하고 애무한다. 교수 역의 배우는 팬티만 입고, 여제자 역의 배우는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채 연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배우의 성기가 20분 이상 그대로 노출된다.

옷에 물을 쏟은 여제자에게 교수가 "옷이 젖었으니 벗으라"고 말한 뒤 여제자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옷 갈아입는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이 공연 중간에 3D를 이용한 스크린에 나타난다. 극장 측은 이 때 화면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3D안경을 1000원에 빌려준다. 여제자가 교수를 격려하면서 애무하고 교수가 여제자 알몸을 상상하는 내용을 빼면 별다른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 3D안경의 다른 쓰임새가 있는 것도 아니다. 숨소리도 내지않고 장면에 몰입하는 관객들의 대부분은 40~50대다.


공연 뒤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단순한 포르노물과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다. 연극 관련 수업 과제 때문에 극장을 찾았다는 대학생 이모(24ㆍ여)씨는 "연극이라는 틀에 포르노를 끼워맞춘 것일 뿐 별다른 예술적 의미는 없어 보인다"고 혹평했다. 부인과 함께 연극을 본 50대 남성 최모씨는 "어느정도 현실적인 부부 문제를 다룬 것도 있지만 이 정도로 심한 노출과 유사성행위가 묘사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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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이 만약 영화로 제작됐다면 성기 노출로 인해 '제한상영가능' 등급을 받았을 것이란 게 문화계의 중론이다. 이는 상영불가 판정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엔 제한상영가능 등급의 영화를 다룰만한 특별한 개봉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제약 없이 연극 공연이 시작된 건 외국 작품이 아닌 한 무대공연물 심의를 하지 않도록 한 현행 공연법 때문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도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어서다. 남재영 영등위 공연추천부 과장은 30일 "상위 규정인 공연법상 영등위는 외국인이 하는 공연만 관리할 뿐 국내 연극은 소관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관리 업무는 관할 지자체로 넘어가는데, 지자체 역시 외부의 요구가 없는 한 먼저 공연 내용을 문제삼진 않고 있다. 민숙기 종로구청 문화공보 담당자는 "만약 외부에서 확인요구가 있을 경우 영등위에 검토 요청을 할 수 있고, 영등위가 문제를 인정하면 공연 폐쇄 조치를 내릴 수 있는데 별다른 요구가 없어서 영등위에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행 규정상 지자체는 공연 신청이 있을 경우 시설 검토를 해 등록을 해줄 뿐이고 공연 내용을 확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외부의 문제제기가 없는 한 영등위나 지자체 차원에서 규제나 관리를 할 장치가 연극 기획 단계부터 실제 공연 때까지 전혀 없는 셈이다. 규제 및 관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이 연극은 4월30일까지 월요일을 빼고 매일 공연될 예정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김현희 인턴기자 faith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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