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의 '두둑한 지갑'
비상장사 거래 통해 총 525억 현금화
CJ파워캐스트 20대인 자녀·조카에게 123억 주식 매각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근 계열사 3사의 주식을 장내에서 46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모두 개인자금으로 처리하자, 이 회장의 현금동원능력에 대해 새삼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그룹 총수가 지배구조와 무관한 계열사에 대해 대규모의 주식을 매입하는 사례가 워낙 드문데다 대부분의 자금출처는 자신이 소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주요기업 그룹 오너들은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천억원 이상의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계열사 지분 참여 및 신규사업 진출 등에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28일 CJ그룹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16-23일 동안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close 증권정보 097950 KOSPI 현재가 223,000 전일대비 14,500 등락률 +6.95% 거래량 42,307 전일가 208,500 2026.05.14 10:17 기준 관련기사 CJ제일제당, 바이오 저점 지났지만 해외 식품 '변수'[클릭 e종목] CJ제일제당, 1Q 매출 4조271억원…전년比 4.3% 증가 11번가 ‘그랜드십일절’ 연다…삼성·LG·CJ 등 140개 브랜드 참여 (13만7171주·1.07%), CJ인터넷(47만8181주·2.1%), 온미디어(153만6670주·1.30%) 등 3개 계열사 주식 460억 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계열사 지분 매입은 전적으로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을 통해 이뤄졌으며 주식담보 대출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CJ제일제당에 대한)최대주주의 주식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제스처”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500억 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무리 없이 동원할 수 있는데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사의 지분매각에 따른 시세차익이 쏠쏠했기 때문이다. 2010년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2월 30일에 이 회장은 자신 명의의 CJ파워캐스트 지분 40만 주(지분율 40%) 전량을 아들 선호 씨(22)와 딸 경후 씨(27), 그리고 조카(친동생 이재환 상무의 딸) 소혜 씨(21)에게 매도했다. 거래가는 주당 3만 962원으로 총 123억 8480만 원에 달한다.
이 회장이 2009년에 CJ파워캐스트의 지분을 사들였을 때 든 비용은 총 72억원이었다. 매입한 지 1년여밖에 안 된 계열사 지분 전량을 20대의 자녀와 조카에게 넘기면서 거둬들인 차익은 52억 원에 달한다.
CJ파워캐스트는 방송 송출과 프로그램 제작을 하는 회사로 CJ의 미디어 계열사 물량을 통해 고속성장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4월에 CJ 계열사 아트서비스의 프로덕션 자산을 16억 원에 넘겨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 달 22일에는 온미디어의 자회사인 디지틀온미디어의 지분 224억1800만원 어치의 지분 전량을 매입해 방송제작과 방송 송출 대행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5년 매출액 110억원, 영업이익 1억7400만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4년이 흐른 2009년엔 매출액 317억원, 영업이익 35억3900만원의 알짜배기 계열사로 거듭났다. 같은 기간 1억 원에 머물던 당기순이익도 27억원에 달할 정도다. 1년이라는 짧은 세월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이 2배 가까이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었데 는 이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바탕이 됐다.
이 회장의 비상장사를 통한 현금창출은 CJ파워캐스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2009년에 CJ GLS의 지분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수백억원의 현금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111만6363주의 CJ GLS 지분매각을 통해 총 402억원을 현금화했다.
CJ GLS는 현재 대한통운, 한진, 현대택배 등과 함께 ‘빅4’를 형성하고 있는 대형택배업체다. 특히 기업공개(IPO)를 위해 증권사들과 상장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이 이뤄지면 이 회장은 상장차익을 통해 상당수준의 ‘여윳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CJ(41.5%)에 이어 137만주(23.8%)를 보유한 CJ GLS의 2대주주다. 상장 시 이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번 460억원 대의 주식 인수자금은 다른 곳에서 나왔다는 지적이다. CJ파워캐스트의 지분을 넘긴 자녀와 조카가 모두 20대라 총 120억원이 넘는 금액을 마련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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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대주주의 대량주식 매입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CJ제일제당의 사업영역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가하락이 지속되는 국면이다. 주식매입자금으로 280억원을 투입한 CJ제일제당은 최대주주의 주식매입이 알려진 24일 종가 20만1000원으로 전일 대비 1500원이나 하락했다.
CJ제일제당의 주가는 2007년 11월 주당 31만85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금융위기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 불안 등의 요인으로 지속적인 하락으로 20만원을 지지하는데도 버거운 상태다.
양일우 삼성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원당, 원맥, 대두 가격 및 수급 불안이 영업이익의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며 “소재부문의 불확실성이 여전이 존재해 주가 상승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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