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강가에서 낚시를 하다가 소복차림의 여인을 낚으면서 이생과 현생을 넘나든 이야기를 담아낸 판타지 영화 '파란만장'은 지난달 시사회 때부터 '박찬욱'이 '아이폰으로 찍은' 영화라고 해서 화제가 됐었다.
아이폰으로 수중 촬영까지 한 박 형제 감독은 간단한 장비만으로 물 속 촬영이 가능한 점, 카메라가 작고 가벼워 다양한 앵글을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는 점, 누구나 쉽게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스마트폰 영화의 장점으로 꼽았다. 작고 가볍기 때문에 풍선에 매달아 띄우고, 들고 뛰고, 물 속에 집어넣는 등 다양한 앵글을 시도하는게 가능하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박 형제 감독은 아이폰에 일반 DSLR렌즈를 장착하고 '올모스트 DSLR'과 같은 앱으로 화면을 조절해 두 달여만에 아이폰으로 모든 촬영을 끝냈다. 나머지 촬영장비, 특수효과 분장 등은 기존 영화를 만들 때와 똑같이 썼지만 촬영만큼은 모든 장면을 아이폰으로만 담아낸다는 원칙을 지켰다.
스마트폰 영화로는 처음으로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탄 '파란만장'은 현지에서 작품성은 물론 촬영효과와 영상기법 측면에서도 뒤지지 않고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폰 영화는 '파란만장'이 처음은 아니다. '방자전' '음란서생'을 만든 김대우 감독이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아 갤럭시S로 촬영한 '우유시대'는 지난해 12월 초 공개되자마자 유튜브, 다음tv팟 등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케이블 TV 영화채널에서 상영되기도 했었다.
'파란만장'의 제작을 지원한 KT는 지난해 10월 유명감독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화를 모아 아이폰4 필름 페스티벌을 열었고, 올 1월에는 스마트폰 영화 아카데미를 개설해 일반인에게 감독들의 스마트폰 영화 촬영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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