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군대를 동원해 시위대에 발포했고, 탱크와 박격포 등 중화기까지 동원해 강경진압을 벌인 탓에 유혈사태를 키웠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19일까지 시위에 따른 사망자가 174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시위는 수도 트리폴리를 포함해 리비아 6대 도시에서 동시간 집회가 계획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20일에는 일부 군부세력이 시민봉기에 동참해 뱅가지를 점령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은 21일 새벽 국영방송에 출연해 "리비아는 튀니지, 이집트와 다르다"면서 "마지막 한사람이 남을 때까지 반정부 시위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사이프 알 이슬람은 이 자리에서 "모두가 무기를 들면 내전이 될 수 있다"며 유혈갈등이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또한 재벌사업가들과 노조가 손잡고 리비아를 여러 개의 소규모 국가로 쪼개려 하고 있다고 음모론도 제기했다.
사이프 알 이슬람은 리비아에서 42년간 집권한 카다피의 정권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한편 20일 리비아 주재 외교가에서는 카다피 원수가 베네수엘라로 출국했다는 설이 나왔으나, 카다피의 아들은 이날 "아버지는 현재 리비아에 있고, 시위대와 맞선 투쟁을 이끌 것"이라며 소문을 부인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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