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원(LG전자)-윤부근(삼성전자), 3DTV 독설戰
권 사장 "셔트글라스방식은 1세대, FPR이 차세대" vs 윤 사장 "편광식은 70년 전 방식"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지난 2003년 4월, 구본준 당시 LG필립스LCD 사장(현 LG전자 부회장)은 일본 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삼성을 전쟁에서 패한 전범(戰犯)으로 표현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으로 업계에 파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삼성의 5세대 LCD라인 가동 지연 등에 관련된 언급이었지만 구 사장의 '독설 파문'은 결국 삼성에 사과를 하고서야 잠잠해졌다. 이후 두 회사는 기술논쟁 과정에서 원색적인 상호비방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결국 3D기술을 놓고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간에 흐르던 냉각기류가 '제2의 독설파문'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구 부회장이 LG전자에 새로 몸 담은 지 약 4개월만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D기술 뇌관을 터뜨린 쪽은 신제품 발표회를 삼성전자보다 하루 앞선 지난 16일 개최한 LG전자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권희원 LG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액티브 셔터글라스방식의 3DTV를 '1세대'라고 못 박았다. 자신들이 내놓은 필름패턴 편광안경식(FPR)을 2세대로 정의하며 삼성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차세대 3DTV는 FPR방식으로 가능하며 셔터글라스방식은 비싼 안경가격, 시야각 등을 고려할 때 여러명의 가족구성원이 함께 즐기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의 자존심을 치명적으로 건드린 것은 권 부사장이 삼성전자를 측은하게 표현한 대목이다. "삼성전자가 FPR방식으로 따라와야 할 텐데, 아마 안 따라 올 거다"란 우려 아닌 우려를 표한 것이다.
관련 소식을 접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은 17일 2011년형 삼성3D스마트TV 발표회에 맘 먹고 나온 듯 LG전자에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윤 사장은 "편광방식 3D가 나온 때가 1935년인데 이후 기술 발전도 없고 가격을 낮추려다보니 품질은 더 떨어졌다"고 포문을 열었다. 70년 이상 된 기술을 차세대로 한다니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그는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표현을 인용, LG전자와의 기술논쟁 역사를 거슬러 올라갔다.
LEDTV가 출시됐을 때 삼성전자가 패널 주변에 LED를 설치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뛰어난 화질을 구현하는 엣지형 방식을 개발하자 LG전자는 패널 전체에 촘촘히 LED를 넣은 직하형을 내세워 삼성전자 제품이 풀LED가 아니라며 평가절하했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판매결과를 보면 엣지형 LEDTV의 완벽한 승리"라고 밝혀 LG전자의 주장은 허언이었음을 시사했다. LG전자가 2009년 편광방식을 택했다가 다시 다음해 셔터글라스를 도입하고 재차 올해는 편광방식이 마치 최고의 기술인 양 주장하는 것은 표리부동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윤 사장은 LG전자가 받았다는 각종 인증서에 대해서도 "자신이 알기로는 경쟁사가 받았다는 '플리커(깜박거림) 프리' 인증기관은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닌데 일부러 졸라 '우는 놈 젖 더 준다'는 식으로 받아낸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데 직설화법을 동원한 상호비방은 쌍방간의 이미지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철저히 판매량 수치에 따른 객관적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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