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시작한 백신접종이 25일로 한달째를 맞는다. 그러나 구제역 바이러스는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급기야 24일엔 청정지역인 경남지역까지 파고들며 제주도와 전남.북을 제외한 8개 시·도로까지 확산됐다. 백신접종에도 구제역은 왜 멈추지 않을까.


◇ 백신 접종 한달째 = 구제역 발생 후 한달 동안 '백신접종은 없다'고 버티던 정부가 지난해 12월 22일 백신접종을 결정했다.

그 동안 정부는 방역 원칙이나 그동안 선진국 사례, 과거 우리나라 사례 등을 감안할 때 발생 초기 신속한 오염원 제거를 위한 살처분·매몰 정책이 가장 효과적 이라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구제역이 확산됨에 따라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백신접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후 정부는 구제역 발생 양상, 오염정도, 지형적 여건, 구제역 청정국 회복 여건 등을 고려한 후 12월 25일 경북 안동·예천, 경기 파주·고양·연천 5개 지역 한우 13만3000여마리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구제역이 다른 시·도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백신접종의 대상 지역이 점차 늘어 지난 4일엔 전국의 49개 시.군으로, 접종대상도 2만6000여농가의 가축 70만마리로 증가했다.


또 지난 6일부터는 돼지에도 백신접종을 시작했고 급기야 15일부터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소와 전국 종돈장의 돼지(종돈·후보 모돈·비육돈)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키로 했다.


◇ 돼지 백신 접종률 60% = 25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률은 소의 경우 100%다. 접종 대상 358만1000마리가 1차 접종을 마쳤다.


그러나 돼지 농가는 아직 구제역 백신 접종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접종대상 돼지 735만3400여 마리 가운데 백신 접종이 끝난 돼지는 60%인 443만4000여마리에 그친다. 돼지는 바이러스 전파·감염속도가 소보다 빠르다. 이 때문에 구제역이 재확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면역력(항체)이 형성되기까지 2주 정도가 소요되므로 그 전에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병할 수 있고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3~4주 후에도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예방접종 후 개체별 항체형성률 등을 고려할 때 항체를 형성하지 못한 일부 가축에게 구제역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가축 간의 일부 차이는 있으나 접종 후 7일째의 항체형성률은 평균 76.7%, 12일째의 항체형성률은 평균 85.7% 정도로 알려졌다.


◇ 내달 초부터 잦아들 듯 = 구제역 바이러스의 생존기간, 잠복기간도 변수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가축 체내에서 최대 14일을 잠복하고 의류·신발·흙 등에서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 생존기간은 의류·신발의 경우 14주, 흙은 21주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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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관계자는 "철저하게 방역을 하고 있지만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생존하다 감염될지 모른다"면서 "항체가 형성됐다면 괜찮지만 항체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감염된다면 14일 동안 잠복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를 대상으로 하는 예방백신 접종은 완료됐고 돼지도 빠른 속도로 접종을 하고 있는 만큼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에는 구제역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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