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1 지난해 크리스마스 다음 날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에 있는 8층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없었으나 50살 김 모 씨 등 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2 G20 마지막날, 경북 포항시 인덕요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인 10명이 사망하고 17명이 화재로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3 지난해 10월 1일 오전, 부산 해운대에 있는 주상복합 우신골든스위트 4층에서 난 불이 외벽을 타고 38층 옥상까지 번져 입주민 등 7명이 다치고 59억여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과 불법용도변경에 대한 책임을 물어 관리소장 54살 정 모 씨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준주택이 방치되고 있다. 정부는 고시원, 오피스텔, 노인복지시설 등 주거시설들이 사실상 주택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준주택'이라는 개념을 도입, 직접 관리토록 했다. 하지만 이들 준주택이 얼마나 지어지고 있는지 실태파악이 이뤄지지 않는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준주택' 제도를 도입했으나 공급 실태에 대한 파악은 별도로 하지 않는 상황이다.


준주택은 오피스텔, 고시원, 노인복지시설 등 사실상 주택으로 쓰이고 있으면서도 근린생활시설이나 업무용시설 등으로 분류되는 주거시설을 묶은 개념이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지난 2009년말 이명박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며 주택시장 안정 및 주택공급 확충을 위해 준주택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당시 주택의 기능을 하고 있는 주거시설들을 주택의 범위에 포함하면서 민간주택건설 시장의 위축 분을 준주택으로 만회하고, 급증하고 있는 1~2인 가구에 적합하고 안전한 주택을 마련해 현 정부가 주택 관련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서민주거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준주택 건립시 뿐만 아니라, 기존 준주택 범위에 해당하는 주거시설도 안전 기준을 맞출 경우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이어 올해 예산안에는 300억원의 예산을 준주택 지원 자금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준주택이 얼마나 어떻게 지어지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한 주택관련 부서 관계자는 "준주택의 공급 추이 및 실적을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며 "준주택 건립시 건축 인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관련 부서로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건축 인허가를 관장하는 부서 관계자는 준주택의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준주택 관련 통계자료를 파악할 수 없다"고 답했다.


대신 "오피스텔, 고시원 등 관련 부서에서 요청할 경우 해당 시설에 대한 인허가 실적을 각 지자체에 요구해 뽑을 수는 있다"면서도 "지자체별로 '호(가구)', '실' 등 단위가 제대로 통일이 안돼 정확한 자료를 추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통령 보고는 물론, 국민의 혈세 300억원까지 올해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어느 정도의 준주택이 지어지고 있는지는 정부조차 모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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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1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준주택 지원사업에 심각한 문제를 지적하며 "1~2인 기구 주택 공급에 치우친 나머지 서민 주거 지원이 아닌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등의 사업자를 지원'만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단순한 주택 숫자 확대에만 치우쳐 제도 도입 취지를 역행하는 탁상 행정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준주택 도입 이후 준주택 또는 도시형생활주택을 사칭하는 고시텔 등이 우후죽순 격으로 증가하면서 화재 사고 등 안전 사고에 더욱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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