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기지 부실로 중소은행 M&A 급증할 듯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모기지가 결국 미(美) 은행권의 발목을 잡았다.
대형은행들은 주택압류 부실심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지역 중소은행은 부실 모기지로 인한 손실을 이기지 못하고 합병 당할 위기에 처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州) 최고법원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웰스파고와 유에스뱅코프의 압류주택 매각 두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무효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미국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택압류 부실심사와 관련된 소송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을부터 50개주 검찰은 부실심사에 대한 합동조사에 들어갔으며, 각 주의 법원·연방수사국·연방예금공사·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까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실심사 논란은 대형은행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메사추세츠 최고법원의 판결 후 웰스파고 주가는 2.7% 떨어졌다.
대형은행에 투자한 연금펀드들은 이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았다. 뉴욕 연금펀드를 비롯한 7개 연금펀드들로 구성된 연금펀드 연합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JP모건체이스·웰스파고 등 주요 4개 대형은행에 부실심사와 관련된 자체 조사를 시행해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연금펀드 연합의 4개 은행 투자금은 약 57억달러(지난해 말 기준)에 이른다.
중소은행들은 부실 모기지로 인한 손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소은행들은 부실 모기지를 상각처리하는 대신 만기를 연장했는데, 4년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모기지만도 1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이 중 절반 가량은 주택 가치가 모기지보다 낮은 악성 모기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소은행들의 모기지 자산 비율은 미국 100대 은행의 평균 모기지 비율인 25%보다 훨씬 높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모기지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은행이 미국 전체 은행의 25%를 차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중소기업들의 합병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합병은 진행형이다. 뱅크오브몬트리올(MAO)는 마샬앤일슬리를 41억달러에 인수했고, M&T뱅크는 월밍턴트러스트를, 한콕홀딩스는 휘트니내셔널뱅크를 사들였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마이클 자렘스키 애널리스트는 “부실 모기지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인수합병(M&A)밖에 없다”고 말했고, KBW의 크리스토퍼 맥그래티 분석가는 “내년 초까지 M&A 열풍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기지와 관련된 은행 부실 문제는 갓 시작된 미국 경제 회복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분석이다. NRC 리얼티앤캐피탈 어드바이서의 조셉 오리 부회장은 “상업부동산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에 불과하지만 은행 부실화의 파급 효과는 이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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