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즐기되 취하지 마라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거칠 것이 없다. 새해 첫날을 맞는 증시는 지난해 강세장의 연장선에 있다. 지수의 발목을 잡을 만한 요인은 급격히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밖에 없다. 중국의 긴축, 유럽위기의 재부각 등 기존 악재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익숙하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2년간 계속된 저금리 기조로 시장에 돈은 넘칠만큼 풀려있다. 더구나 지금도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자금이 집행 중이다. 넘치는 유동성은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 호조라는 호재와 결합해 악재들을 압도했다.
이런 기조가 해가 바뀌었다고 순식간에 바뀔 가능성은 낮다. 연말 랠리를 촉발시킨 미국의 소비경기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양적완화정책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 중인데 기대인플레이션과 소비심리는 일반적으로 정비례한다. 감세정책의 연장도 소비심리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긴축정책은 유지되겠지만 그로 인해 중국경제의 성장추세가 꺾일 가능성은 낮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는 13개월만에 상승 반전했다. 중국 경기선행지수에 5개월 선행하는 OECD 중국 경기선행지수 3개월 변화율이 3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중국 경기가 재확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내수시장 확장을 통한 성장지속 정책은 글로벌 증시에 또다른 긍정요인이다.
유럽문제도 여전히 진행 중이란 점에서 위험의 불씨는 남아있다. 아무리 유동성이 넘쳐도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움츠러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내성이 생긴 증시가 유럽위기로 단번에 흔들릴 가능성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부담은 역시 가격이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와 불과 10여포인트 차다. 장중 최고치와도 30여포인트밖에 남지 않았다. 시장을 대표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어느새 100만원이 눈앞이다.
수익성과 내재가치를 생각하며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들이 봇물을 이루지만 사상 최고가에서 주식을 계속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최근 상승세가 급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급격한 상승세는 기존 주주에게 차익실현 욕구를 부추긴다. 새로 진입하려는 투자자들에게는 단기 상투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한다.
새해 첫날의 분위기는 2050선 위에 있는 지수만큼이나 좋다. 대형주에 불었던 매기가 중소형주에도 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1.5%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진 고점과 거리만큼이나 위험도 내포돼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축제를 즐기더라도 취하진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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