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인사말도 변화...지역별, 정치성향별 선호 뚜렷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미국 기업들은 올해 연하장에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써야 할까 "해피 홀리데이"라고 써야 할까.


미국에서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적 의미를 담은 전통적 인사말인 '성탄 축하합니다(Merry Christmas)' 대신 다양한 종교와 신념을 존중하는 포괄적 인사말인 '행복한 휴일 되세요(Happy Holidays)'를 사용하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일간 <솔트레이크트리뷴>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중종교연구소(PRRI)와 종교뉴스통신(RNS)이 공동조사한 데 따르면 "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취지에서 기업들이 연하장 문구에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44%,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9%로 비슷했다.


이른바 '크리스마스 전쟁'으로 불리는 이 인사말 논쟁은 최근 몇 년 사이 고조되고 있다. 종교적 신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개신교의 기념일인 12월25일 하루가 아니라 하누카, 콴자 등 다양한 종교문화적 기념일을 함께 축하하는 의미의 '해피 홀리데이'를 사용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지자 이에 대항하는 보수파들이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도시 광장의 예수탄생극, 공립학교의 크리스마스 캐롤, 상점 포스터의 '메리크리스마스' 문구 등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

이번 설문 결과 역시 종교·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명히 엇갈렸다. 백인 순복음교 신도(69%)와 공화당 지지자(64%) 들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써야 한다는 응답이 높은 반면 민주당 지지자(58%)와 가톨릭교도(55%)들은 '해피 홀리데이'를 선호했다.


지역별 차이도 컸다. 중서부와 남부에서는 해피 홀리데이 사용을 반대하는 응답이 과반인 반면 북동부는 이를 선호했다. 또한 농촌지역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가, 도시는 '해피 홀리데이'가 각각 대세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매우 흥미로운 결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관용: 종교는 어떻게 우리를 갈라놓고 결합시켰나>의 공저자인 로버트 퍼트냄 하버드대 교수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기업 카드 문구로 '해피 홀리데이'를 택한 것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 같으면 이런 설문을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라며 "이는 지난 50년 간 종교적(초월을 강조하는) 민감성의 증가라는 큰 변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미국에서 이(異) 종교 간 결혼이 늘어난 현상을 반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연하장을 만드는 업체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각 지역의 인구사회학적 분포에 따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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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제작업체 믹스드블레싱의 필 오크렌드 사장은 "개신교도들이 다수인 곳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를, 다문화적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해피 홀리데이'를 쓰면 된다"고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12일 사이 미국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설문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오차범위는 ±3%p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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