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57)이 인재 육성과 글로벌 기업 도약이라는 큰 틀에서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렸다. 22일 직원 급여를 국내 최고수준으로 인상하고 은퇴자 노후보장 등 다양한 복리후생을 갖춘 '신(New)보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전격 발표한 것.
그만큼 이랜드의 직원 교육은 철저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인재가 곧 재산'인 기업에서 잘 키운 직원들이 빠져나가는 데 따른 박 회장의 '실망감' 또한 적지 않았다. 박회장이 이날 신보상제를 발표한 것도 훌륭한 인재를 붙잡아 두지 않고는 더이상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게다가 이랜드는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 총매출이 7조원,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각각 돌파하는 등 창사이래 최고 실적을 거두면서 박회장의 파격적인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은퇴기금도 내년부터 신설된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순이익의 10%를 사회공헌 사업에 기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동일 규모의 이익금을 직원 몫으로 적립하겠다는 것이다. 이랜드가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5세 과장이 20년 근속하다 정년퇴직할 경우 약 7억원 가량을 퇴직금외에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직원들의 임금이나 복지수준이 낮은 편"이라면서 "이랜드의 이번 신보상제도가 업계 전체의 임금수준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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