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덕분에 살았죠." 경기 고양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10㎡ 남짓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 모(36ㆍ여)씨. 지난해 말 남편의 실직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이씨였지만 당초 가게를 차릴 엄두는 내지 못했다. 수중에 돈도 거의 없는 데다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 금융권에서는 대출을 받기 어려운 처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소금융으로부터 올 1월 500만원을 연 2%의 낮은 금리로 빌려 작지만 알뜰한 '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신용도가 낮은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담보로 자활자금을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micro credit)인 미소금융이 그제 출범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이씨처럼 어려울 때 미소금융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서민들이 2만1223명에 이르고 대출금도 1019억원에 달한다. 도입 초기 까다로운 대출 조건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실적으로 보아 나름대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하지만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다. 미소금융이 실질적인 서민들의 자립지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통시장 상인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출조건이 까다롭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운용되다 보니 상담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경영컨설팅 지원 미흡 등 창업 이후의 사후관리가 부실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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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관리도 중요하다. 연체 관리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할 경우 서민 대출이라는 본래 취지가 퇴색할 우려가 있다. 반면 너무 느슨하게되면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로 자칫 퍼주기 사업으로 전락할 공산도 크다.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성실한 상환자에게는 추가 대출을 해주거나 금리를 깎아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아울러 추가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급하다. 내년부터는 월 대출액이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현재 확보된 한 해 2000억원의 자금으로는 대출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자체 운영이 가능하도록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미소금융 이용자들이 자활에 성공해 빌린 돈을 갚고, 그 돈으로 다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서민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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