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확산일로..살처분 18만 '역대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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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구제역이 속수무책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북지역을 1차 저지선으로 잡아 다른 광역시·도의 이동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했고 경기 양주·연천으로 퍼지자 추가적인 확산 차단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무너졌다.

무엇보다 구제역의 감염 경로나 매개를 파악할 수 있는 역학적 연관성이 뚜렷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이번 구제역 사태가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수도권까지 확산..원인은 오리무중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하는 원인 중 하나는 역학 관계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 양주와 연천을 넘어 다시 파주까지 확산되고 있지만 방역의 기초인 전파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7일 "경기 양주와 연천 지역의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해 정밀 검사했지만 경북 안동과 동일 바이러스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염기서열 639개 가운데 5개에서 6개가 차이가 나는데 이 정도로는 동일 여부를 구별 짓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통 3개 이하 차이면 동일 바이러스, 열개 이상이면 개별 바이러스로 판단해왔다. 이에 정부는 영국의 조사 전문 기관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 이 결과는 다음주 초에나 나올 예정이다.


구제역 감염 경로나 매체를 알아야 선제적으로 차단에 나설 수 있는데 가축방역 당국은 아직 정확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구제역이 터진 뒤 사후적으로 수습하는 데 급한 모양새다.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구제역이 번지는 걸 최대한 막아야 하고 그러려면 구제역의 다음 '행선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경기 양주시나 연천, 파주시의 구제역 확진 농가는 모두 방역 당국이 예상하지 못한 곳이었다. 사람이나 차량을 매개로 한 접촉이 있어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감시하던 농장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방역 당국의 관심은 추가 확산을 막는 일이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역대 최악의 구제역 되나


경북 안동지역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 파주까지 번지면서 이번 구제역 사태는 정부 수립 후 발생한 5차례의 구제역 중 최악의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발생 범위로 볼 때 가장 광범위하게 구제역이 번졌던 것은 2000년 구제역 사태로 경기 파주와 충남 홍성, 충북 충주 등 3개 도, 6개 시·군에서 발생했었다. 이번에는 경북 북부권 5개 시·군과 경기도 3개 시·군 등 2개 광역시·도에서 발생했다.


감염 가축도 소와 돼지를 불문하고 감염되고 있다. 1차인 2000년과 3차인 올해 1월(경기 포천시)에는 소만 감염됐었고 가장 피해 규모가 컸던 2차(2002년)에는 돼지를 중심으로 전파되면서 소도 감염됐었는데 이번에도 소와 돼지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돼지는 소에 비해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력이 3000배 이상 월등하다. 그래서 돼지가 주로 걸린 2차 때가 피해액이 가장 컸다. 살처분 보상금만 531억원, 전체 피해액은 1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구제역 사태도 지금까지의 살처분 규모가 경북 15만4216마리, 경기 2만6641마리로 모두 18만857마리에 이른다. 이미 사상 최대 규모였던 2차(16만155마리) 때의 살처분 규모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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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살처분 보상금만 1500억원으로 추산돼 2차 때의 보상금(531억원)의 3배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이번 구제역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앞으로 구제역이 장기화하면 발병지 주변 농가들의 가축 출하가 막혀 이를 정부가 사들이는 데 들어갈 가축 수매자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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